"오케이 구글, 빨래 다 됐어?"
"50분 뒤에 끝나요"

LG전자 가전 8종 제어
경동보일러·한샘침대도 호환

세계 225개 업체 제휴
5000여종 제품 제어 강점

김현유 구글 아시아태평양 하드웨어사업 총괄전무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구글 홈’과 ‘구글 홈 미니’를 소개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제공

“한국어 인식률을 자신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느라 출시에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구글만의 강점이 확실한 만큼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김현유 구글 아시아태평양 하드웨어사업 총괄전무)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 홈’이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국내에 포털업체(네이버, 카카오)와 통신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내놓은 AI 스피커가 이미 100만 대 이상 깔려 있어 구글 홈의 진출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세계 AI 스피커 시장에서 아마존의 ‘에코’와 더불어 양강체제를 이루는 구글 홈인 만큼 상당한 파괴력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구글코리아는 11일 서울 한남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글 홈’을 14만5000원에, 크기를 줄인 ‘구글 홈 미니’는 5만9900원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구글스토어, 하이마트, 옥션 등에서 사전예약에 들어갔고 정식 출시일인 18일부터 이마트, 지마켓 등에서 판매한다. 모든 구매자에게 ‘유튜브 프리미엄’ 6개월 이용권을 덤으로 준다.

구글 홈은 세계 225개 업체와의 제휴를 바탕으로 5000여 종 제품을 제어하는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국내에서는 LG전자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 8종과 경동나비엔 보일러, 코웨이 공기청정기, 한샘 모션베드 등이 호환된다. 토종 AI 스피커도 저마다 IoT 기능을 갖췄지만 제휴 규모는 구글이 훨씬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를 들어 LG 세탁기를 쓰는 집에서 구글 홈에 “오케이 구글, 빨래 다 됐어?”라고 물으면 “세탁이 진행 중이며 50분 후 완료됩니다”고 답한다. 공기청정기를 켜고 끄거나 보일러 난방·온수 온도를 조절하는 것도 목소리로 다 할 수 있다.
‘글로벌 AI 공룡’답게 한국어와 여러 외국어를 넘나드는 언어처리 능력을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구글 홈은 한국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 두 언어를 선택하면 모두 지원하는 ‘다중언어’ 모드를 탑재했다. 최대 6명까지 가족 구성원의 목소리를 제각각 인식해 개인화한 답변을 제공하는 ‘보이스 매치’ 기능도 넣었다.

기자가 “오케이 구글, 아재개그 해 줘”라고 말하니 구글 홈은 “손가락은 영어로 핑거라고 하죠. 주먹은 뭐라고 할까요? 정답은 오므린 거!”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 전무는 “구글 홈은 문맥과 신조어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 AI 기술로 소음과 음성을 분리해 시끄러운 곳에서도 잘 알아듣는다”며 “이용자들이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도 여러 언어로 답할 수 있는 구글 홈이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홈은 음악을 재생하고, 일정을 알려주고, 정보를 검색하는 등 AI 스피커의 기본기능도 너끈히 해냈다. 시원스쿨의 영어 강의, 인터파크의 항공권 예약, 망고플레이트의 맛집 정보, 만개의레시피의 요리법 등 국내 업체와 연계한 음성 콘텐츠도 담았다.

김 전무는 “개발자 플랫폼을 이용해 다른 업체들이 앱(응용프로그램)을 올리듯 구글 홈으로 자신들의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며 “협력사를 늘려 생태계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구글의 AI 스피커가 이용자 음성을 수집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김 전무는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스피커 기기 안에서 목소리를 인식한 뒤 몇 초 안에 삭제한다”며 “서버에 저장하지 않으니 안심하고 써도 된다”고 했다.

임현우/고재연/김진수/심성미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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