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수지·성남 분당·고양 덕양 등 최고가 속출
"서울 가깝고 교통 좋으면 규제 관계없이 강세"

경기 군포 산본신도시 일대. 한경DB

집값 급등세가 서울을 넘어 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다. 규제지역과 비(非)규제지역을 가리지 않고 아파트 매매가격이 무더기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한 주 동안만 수도권 400여개 단지가 최고가를 다시 썼다. 서울과 가까우면서 교통 여건이 양호한 지역들 위주다.

◆非규제지역 ‘꿈틀’

13일 아파트 검색엔진 파인드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실거래신고일 기준) 수도권에서 390개 아파트 단지가 최고가에 거래됐다. 지역별로는 용인이 66개 단지로 가장 많았다. 성남(56곳)과 안양(41곳), 고양(29곳), 수원(23곳), 화성(26곳) 등이 그뒤를 이었다. 그동안 집값이 꿈쩍않던 부천에서도 18곳이 신고가를 기록했다. 광명(14곳)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반사이익을 봤다는 평가다.

용인은 전체 66개의 최고가 거래 단지 가운데 52개 단지가 수지구에 집중됐다. 분당신도시와 연접한 데다 분당선과 신분당선, 경부고속도로를 끼고 있어 용인 안에서도 교통 여건이 가장 뛰어난 곳이다. 신분당선 동천역과 가까운 ‘동천마을현대홈타운1차’ 전용 84㎡는 이달 5억9000만원에 실거래돼 전월 대비 3000만원 올랐다. 같은 주택형이 연초 4억원 후반대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원 가까이 급등했다. 인근 ‘래미안이스트팰리스4단지’ 전용 149㎡는 지난달 7억5900만원에 실거래돼 최고가를 썼다. 지난 3월 거래 때보다 4000만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수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0.45% 상승해 직전 조사(0.20%) 대비 오름폭이 커졌다.


잠잠하던 부천 집값도 꿈틀거렸다. 지하철 7호선 신중동역 인근인 부천 중동 ‘리첸시아중동’ 전용 140㎡는 고층 매물이 이달 10억1500만원에 실거래돼 처음으로 10억원 선을 넘겼다.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광명시 인근 옥길지구의 LH옥길브리즈힐 전용 84㎡는 이달 4억98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직전 거래가 대비 2000만~4000만원 가량 뛴 가격이다. 이정열 열정공인 대표는 “가까운 광명시의 재개발·재건축 이주가 본격화되면 부천 집값이 지금보다 큰 폭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양 아래인 군포와 의왕에선 각각 17개 단지와 12개 단지가 일주일새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하철 1·4호선 환승역인 금정역 접근성이 좋은 군포 산본동 래미안하이어스는 입주 10년여 만에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전용 59㎡가 지난달 5억6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과천과 안양 사이에 낀 의왕 포일동 ‘포일숲속마을4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7억500만원에 실거래돼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7억원 선을 넘었다. 4호선 인덕원역이 가깝고, 과천지식정보타운이 바로 앞이다.

◆입지 좋은 곳 중심으로 상승행진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로 묶인 수도권 도시 대부분 지역 집값은 여전히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성남 신고가 단지의 84%(47개 단지)는 분당구 소재 아파트였다. 판교신도시 대장주로 불리는 ‘푸르지오그랑블’ 전용 105㎡ 저층 매물은 이달 16억9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직전 최고가이던 15억5000만원을 1억4000만원 정도 웃도는 가격이다. 신분당선 판교역 바로 앞인 이 단지는 연초 판교에서 처음으로 3.3㎡(평)당 4000만원을 넘겼다.

서(西)판교에 해당되는 ‘원마을5단지’ 대형 면적대도 최고가를 썼다. 이 아파트 전용 151㎡는 지난달 16억원에 손바뀜해 종전 최고가 대비 1억원 정도 올랐다. 분당에선 이매동 이매촌진흥아파트 전용 101㎡가 10억1000만원에 실거래신고됐다. 가까운 이매촌삼성아파트 전용 101㎡ 5층 물건은 9억2000만원에 팔렸다. 국토교통부가 실거래가신고를 집계한 2006년 이후 최고가 거래다.

8·27 대책을 통해 새로 규제를 받게 된 지역들도 다르지 않았다. 조정대상지역인 광교택지개발지구(수원 영통구) ‘광교푸르지오월드마크’ 전용 84㎡는 조정지역 지정 이후인 이달 초 8억9500만원에 실거래신고됐다. 호수공원 인근인 원천동 ‘광교호반베르디움’ 전용 84㎡ 역시 직전 거래보다 1000만원가량 오른 7억7500만원에 이달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다섯 달 만에 집값이 상승 반전한 고양에서도 최고가가 속출했다. 29개 단지 가운데 23개 단지가 비교적 서울과 가까운 덕양구 소재 아파트였다. 삼송지구에 들어선 ‘삼송2차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6억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그동안 6억원 안팎서 움직이던 집값이 반등했다. 지난해 여름의 이전 최고가 기록(6억5400만원)도 넘어섰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가시화되는 데다 신분당선 연장 논의도 오가는 게 호재다. 이웃한 단지인 ‘삼송15단지계룡리슈빌’ 전용 84㎡ 또한 18층 매물이 이달 5억4500만원에 실거래됐다. 투기과열지구인 광명에서는 하안주공1단지와 3단지 소형 면적대가 이달 최고가로 거래됐다. 스타필드하남 바로 앞에 지난해 말 입주한 하남유니온시티에일린의뜰 전용 84㎡는 7억50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1월 거래가 대비 2억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수도권 인기 주거지의 거래량도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포 아파트 매매거래는 7월 194건에서 지난달 416건(이달 11일까지 신고분 기준)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구리(172건→345건)와 하남(185건→339건), 안양 동안구(428건→796건)의 거래량 역시 크게 증가했다. 7월 381건에서 8월 345건으로 늘어난 고양 덕양구는 이달에만 이미 108건의 거래가 신고됐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주요 지역 집값이 강세를 보이는 건 결국 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이 따로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한다. 김민규 파인드아파트 대표는 “보합세에 묶여 있던 수도권 지역에서도 교통 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곳을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확산하고 있지만 얼어붙은 지역은 여전히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서울에서 30km 이상 떨어진 지역에 택지를 조성해봐야 서울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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