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영향 자국 업체 보호하고 대중 의존도 낮추려는 정책"

대만 정부가 생산 공장을 중국에서 대만으로 옮기는 자국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무역 분야에서 일하는 대만 관료들을 인용해 "대만 정부가 자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복귀하도록 유인하기 위한 인센티브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대만 정부의 이런 방침은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함에 따라 타격이 예상되는 자국 전자 업체들을 보호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정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만 정부가 최종 성안 작업 중인 인센티브에는 자국 내로 복귀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생산설비 개선, 연구 개발, 생산 자동화 등에 대한 세금 우대를 해줄 뿐 아니라 토지 이용 제한도 완화해 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정부에서 무역 협상을 책임지고 있는 존 덩(鄧振中) 대만 무임소 장관은 "기업들이 더 많은 생산을 위해 대만으로 돌아오기로 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도와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내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있는 대만 기업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플에 중국 대신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라고 조언한 이후 애플에 부품을 공급해온 대만 전자 업체들은 주가가 급락하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애플 가격은 우리가 중국에 부과할 수 있는 엄청난 관세 때문에 상승할 수도 있지만 '제로' 세금이 부과될 수 있는 쉬운 해결책과 세금 우대가 있다"면서 "중국 대신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면 된다"고 밝혔다.

대만은 중국 경제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만의 전자 업체들은 중국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대만 기업들의 복귀 시 인센티브를 부여하려는 계획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대만 정부의 거시적인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주장하는 중국은 양안, 즉 중국과 대만 간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센티브 정책이 중국에 진출한 대만 기업들을 대거 국내로 불러들이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제조장비재료협회(SEMI)의 클락 쳉 선임 연구원은 몇몇 전자 업체들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보복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대미 수출품용 소규모 생산시설을 중국에서 대만으로 옮겼지만, 생산비 문제와 기술 공급망 부족 문제 때문에 대만 기업들의 대규모 복귀 현상은 나타나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종 조립라인 대부분은 여전히 중국에 있다"면서 "따라서 생산시설이 중국에서 대만으로 대규모로 옮겨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