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멀쩡하게 잘 사는 사람들은 법원에 갈 일이 없기 때문에 모르고 살 뿐이다.

참고 지나치기엔 너무 억울하고 법적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알쏭달쏭한 일상 속 사건사고들.

법을 잘 알지 못하는 이른바 '법알못'을 위해 법률전문가가 나섰다. 다양한 사건사고를 통해 법률상식을 쌓아보자.

최근 충북 진천 '지프 쌍욕남'이 '송도 캠리녀'에 이어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이번엔 여성 캠리 운전자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 역전됐다.

한 여성이 6살, 4살 아이들을 태우고 주행하던 중 아파트 입구를 막아선 차량을 향해 경적을 울리자 상대 차량 운전자가 내려 다가온다.

"들어갈 거예요"라고 하자마자 "돌아서 들어가면 되잖아요"라고 존댓말로 응대를 하나 싶었는데 돌연 거친 욕설을 내뱉기 시작한다.

'지프남'은 캠리 차량에 여성 운전자와 약한 아이들만 탑승했다는 것을 확인하기라도 한 듯 "아까부터 빵빵거리는데 쪽바리 이 XXX이, 일본차 타고타니면서 똑바로 개같은 X이 XX떠네"라고 쌍욕을 퍼붓는다.

아이들이 놀랄까 봐 걱정된 여성은 '네, 네'라고 대답할 뿐이다.

남성은 연이어 "너 쪽바리냐? 너 일본사람이지?XXX이...대가리를 확"이라고 협박한다.

여성이 "고소하겠다"고 하자 "고소해!"라며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

토요타 차를 타고 있던 여성에게 외제차를 탔다면서 '쪽바리'라고 욕을 한 남성의 차량은 지프 레니게이드다. 본인도 국산차를 탄 것도 아니면서 설사 상대방이 외제차를 탄다 해도 타인의 차종을 가지고 비난을 퍼부을 자격은 없다.

지프남의 쌍욕 이후 여성은 물론 아이들도 너무 놀랐고 블랙박스 영상을 본 남편 또한 "여성과 아이만 있다고 저런 쌍욕을 하다니 진짜 비겁하고 나쁜X이다"라며 분노했다.
이들은 '지프 쌍욕남'을 모욕죄로 고소했다.

해당 영상 이전 상황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자 추가 영상도 공개됐다. 캠리 운전자가 사거리에서 신호를 받고 출발하려 할 때 지프차량이 신호를 무시한 채 우회전했고 이를 본 여성이 경적을 한 차례 울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법알못' 자문단 조기현 변호사는 "이 경우 피해자는 가해자를 상대로 모욕죄, 협박죄 등으로 형사고소를 할 수 있다"면서 "가해자에게 응당 형사처벌이 내려지면, 이것을 근거로 민사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건 이후 해당 영상이 공개됐던 보배드림에서는 '지프 쌍욕남'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출처-보배드림

출처-보배드림

해당 커뮤니티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차량에 대한 수배를 내렸으며 진천 인근 지역에 빨간색 지프 레니게이드 차량이 단 두 대 뿐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당초 애꿎은 차량이 가해자로 몰려 문자테러 등 봉변을 당했으나 회원들은 끈질긴 추적 끝에 한 외딴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실제 문제의 차량을 찾아냈다.

이후 후기에 따르면 차량 공개 후 '지프 쌍욕남'은 어떤 공개적인 사과도 하지 않은 채 차량을 방치해 둔 상태며 이곳은 인근 충북 진천 및 전국 각지 커뮤니티 회원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출처-보배드림

'송도 캠리녀'가 주차 스티커 문제로 자신의 차량을 주차장 입구에 고의 주차한 데 항의하는 시민들이 메모지를 이용해 항의했던 것처럼 '지프 쌍욕남'의 차량에도 수많은 항의글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타인의 차량에 스티커 등 항의 메시지를 남기는 것이 재산권을 침해한 것은 아닐까.

조기현 변호사는 "재물손괴죄 성립 여부를 검토해볼 수 있지만, 쉽게 떨어지는 포스트잇이라는 측면에서 재물손괴죄 성립을 인정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이어 "'불법행위'개념을 넓게 설정하고 있는 민법상 불법행위가 인정될 가능성도 있지만, 역시 구체적인 손해액은 레니게이드 차주가 입증해야 된다는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움말=조기현 중앙헌법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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