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7조원에 달하는 자영업 대책을 내놓은 지 약 20일 만에 추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달 근로장려금 지원 확대, 일자리안정자금 증액, 세무조사 면제 등 자영업 대책을 발표했지만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자 서둘러 또 다른 방안 찾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이 최우선으로 요구하고 있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추가 대책에서도 빠질 것이 유력해 벌써부터 회의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정책을 밀어붙여 놓고, 역풍을 맞으면 부랴부랴 즉흥적인 보완책을 쏟아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후 부작용이 잇따르자 일자리안정자금 지원과 자영업 대책 등을 내놓은 것부터 그렇다. 현 정부 들어 벌써 여덟 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보완책 역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정책도 완벽할 수는 없다. 시행 후 문제가 생기면 보완하는 것을 문제삼을 수는 없다. 하지만 부작용이 뻔히 예상되는데도 ‘대선 공약’이라는 등의 이유로 “무조건 시행하고 보자”는 정책이 줄을 잇고 있는 건 문제다. 더욱 걱정되는 건 이런 정책의 보완책 역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한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당장 “급한 불만 끄면 된다”는 식의 땜질식 처방에 그치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부작용이나 반발을 낳은 원래 정책의 본질은 그대로 둔 채, 세금을 퍼부어 입막음을 시도하거나 부동산 정책에서 보듯이 분풀이식 규제를 남발하는 식은 곤란하다. 이런 식의 대증적 처방은 엄청난 예산 낭비일 뿐 아니라 대책이 또 다른 대책을 낳게 돼 정책 신뢰성도 크게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각종 경제지표가 하향 곡선을 긋고 있는 데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도 급락하고 있어 정부 여당으로서는 초조하기도 할 것이다. 그렇지만 국가 경영이 실험 대상일 수는 없다. 정부는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로 떨어지자 저출산 대책 마련에도 분주하다는 소식이다. 재정 조기 고갈이 이슈로 떠오른 국민연금 개편도 머리가 아플 것이다. 당장은 비판을 받고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가 장래를 생각하는, 책임 있고 숙성된 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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