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다른 지역에 매물 내놓자"
목동선 "싼값 중개로 피해" 주장

집값 상승세가 거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값을 올리려는 집주인과 부동산 중개업소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서울 목동, 경기 위례신도시(사진) 등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 이하의 매물을 허위매물로 신고하거나 부동산 중개업자의 담합으로 재산상 손실을 봤다며 항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서울과 준서울 지역 집값이 급등하자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역 주민들이 집값 담합에 나서고 있다. 위례신도시 주민 인터넷 카페에선 지역 공인중개사들이 자신들의 요구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매물을 외지 중개사들에게 내놓자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아예 일감을 빼앗아 버리자며 인근 지역인 서울 송파구 문정동과 거여동 등 외부 공인중개사의 명단과 연락처 등을 올린 글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집값 담합 의심 단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따르면 8월 허위매물 신고 건수가 2만여 건에 달했다. 전달의 3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허위매물이 많은 게 아니라 허위매물이라는 악의적인 신고가 많다”며 “허위매물 신고를 하는 방식으로 공인중개사에게 압박을 가한 경우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사들도 담합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들은 일부 공인중개사가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실제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는 식으로 담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양천구 목동 주민들은 공인중개사 연합회가 가격을 담합하는 바람에 시세 동향에 어두운 집주인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목동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노부부가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만 믿고 거래했다가 주변 시세에 비해 1억원가량 저가에 매도하는 낭패를 봤다”며 “자녀들이 가격을 낮춘 중개업소에 찾아가 항의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중개업소를 믿지 못하는 주민들은 직거래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직거래 사이트인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양천구에서는 33건의 매물이 직거래됐다. 위례신도시가 있는 경기 성남시 수정구·하남시·서울 송파구에선 7월 직거래가 19건에 불과했지만 8월에는 64건으로 늘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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