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협상 재개 앞두고 美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인 듯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인 9일 외신기자들까지 대거 초청한 가운데 평양에서 열병식을 하고도 정작 조선중앙TV 등 자국 매체를 통해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체제 이후 치러진 대규모 열병식을 생중계했으며, 올해 2월 8일 건군 70주년 경축 열병식 때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생중계 없이 행사를 치른 뒤 이날 오후 5시 30분께 녹화 중계한 바 있다.

이 방송은 그러나 이날 오후 8시 현재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AFP, CNN, 교도통신 등 방북 취재한 외신과 우리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약 2시간 동안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하고 군중시위를 개최했다.

이번 열병식에는 지난 2월 건군절 열병식에서 모습을 드러냈던 '화성-14'형과 '화성-15'형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을 비롯해 전략 미사일이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신형 대전차 로켓 '불새-3'과 신형 152㎜ 자주포, 지대공 요격 미사일 '번개 5호'(KN-06), 지대함 미사일 등이 선보였다.

열병식에 단골로 등장해온 주체포, 300㎜ 방사포(KN-09), 122㎜ 방사포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과 나란히 주석단에 서서 열병식을 지켜봤다.

무함마드 압델 아지즈 모리타니 대통령과 쿠바의 살바도르 발데스 메사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도 주석단에서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열병식 장면을 차후 보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열병식에 ICBM을 포함해 전략미사일을 내보이지 않고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조차 하지 않은 데 이어 열병식 장면을 생중계하지 않은 것은 북미 협상 재개를 염두에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시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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