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임상비용 위한 유상증자
3자배정 배제 원칙에 위배"

큐리언트 "증자 과정 문제없어"

코스닥시장 상장 바이오 기업 큐리언트(26,150500 1.95%)가 4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자 2대 주주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반발하고 있다. 전체 주식 수의 24%가 넘는 신주가 제3자에게 넘어가면 기존 주주 이익을 심각히 침해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미래에셋은 특히 “큐리언트가 기존 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상법상 ‘3자 배정 배제’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큐리언트는 보통주 75만7754주와 전환우선주 113만6361주를 새로 발행해 약 4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내용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예정이라고 지난 6일 공시했다. 발행가액은 보통주와 전환우선주 모두 기존 주가 대비 10% 할인된 주당 2만1120원으로 책정했다. 전환우선주는 발행일로부터 1년 뒤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발행되는 신주는 알펜루트자산운용과 쿼드자산운용 등에 속한 벤처 관련 사모펀드들이 인수하기로 했다.

큐리언트 2대 주주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미래에셋은 지난 3월22일까지 큐리언트 지분 5.02%를 확보한 뒤 4월13일에는 지분율을 6.66%까지 늘리면서 한국파스퇴르연구소(12.91%)에 이은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미래에셋의 주당 취득가액은 2만8000~3만원으로 추정된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전환우선주를 포함해 모두 189만여 주로 증자 전 주식총수(769만여 주)의 24.61%에 달한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제3자에게 기존 주가 대비 10% 할인 등 유리한 조건으로 신주를 배정하면 기존 주주 가치는 희석될 수밖에 없다”며 “해당 물량이 ‘1년 보호예수’가 풀리는 내년 10월31일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란 전망에 주가가 오르지 않는 2차 피해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공모로 주식을 산 사람 중에서는 개인투자자가 많을 텐데 이들에 대한 배임 행위”라고 강조했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큐리언트의 이번 유상증자가 ‘3자 배정 배제’ 원칙에 위배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상법 418조 제2항은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회사 정관에 따라 예외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큐리언트가 유상증자의 목적으로 밝힌 ‘임상 비용 등 운영자금 충당’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미래에셋 등 기존 투자자들의 입장이다.

큐리언트가 ‘국내외 금융회사에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발행주식총수의 20%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정관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동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발행주식총수의 24.61%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보통주(9.85%)와 전환우선주(14.77%)로 나눠서 시행했기 때문이다.

큐리언트 측은 이번 증자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큐리언트 관계자는 “신주를 발행할 때는 기존 주주에게 공지하는 게 맞지만 제3자 배정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큐리언트 측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유상증자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기 위해 곧 만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형주/양병훈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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