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美 USTR에 서한

"중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되면
애플워치·어댑터 등에 영향 미쳐
美 소비자가격 인상될 것" 우려

트럼프, 곧바로 반박 트윗
"세금 없는 쉬운 해결책 있어
지금 美에 새로운 공장 짓는 것"

"2600억달러 더 물릴 수 있다"
또 관세폭탄 예고하며 中 압박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00억달러(약 220조원) 상당의 중국 제품에 최고 25%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미 애플이 “애플워치 등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방침 철회를 요청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대신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라”고 맞받아쳤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과 중국을 상대로 고강도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면으로 부딪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예고한 2000억달러 외에 “(관세 부과) 준비가 된 또 다른 2670억달러 규모가 있다”며 중국을 상대로 압박을 이어갔다.

◆애플-트럼프 신경전

애플은 지난 5일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서한을 보내 “2000억달러 상당의 중국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애플워치, 에어팟, 애플펜슬, 홈팟, 맥미니, 어댑터, 충전기 등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성장률과 경쟁력이 하락하며 소비자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며 “이 관세로 미국이 가장 타격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애플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적자에 얽매이는 데 대해서도 “(대부분 중국에서 최종 조립되는) 모든 애플 제품에는 미국산이면서 미국 공급업체 장비로 가공된 부품과 재료가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완제품의 수출입만으로 무역적자를 따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애플은 “모든 애플 제품은 미국 50개 주에서 일하는 200만 명의 노동을 반영한다”며 “우리는 (이를 통해 애플이) 향후 5년간 미국 경제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금액이 350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애플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에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이 보낸 서한엔 2000억달러 상당의 중국제품 관세 부과로 영향을 받게 될 애플 제품과 부품 목록이 포함됐지만 애플의 주력 제품인 아이폰은 빠져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 서한이 언론에 보도되자 트위터를 통해 곧바로 애플을 공격했다. 그는 “대규모 대중국 관세 때문에 애플 제품 가격이 오를 수 있지만 세금 인센티브가 있는 쉬운 해결책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대신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라. 지금 새로운 공장 건설을 시작하라”고 적었다.

◆트럼프 “2670억달러 추가 관세도 준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 압박’ 수위도 한 단계 더 높였다. 지난 7일 기자들에게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2000억달러에 대해선 곧 (관세 부과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며 “어느 정도 중국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하기는 싫지만 그 뒤에는 내가 원하면 짧은 공지를 통해 취할 준비가 된 또 다른 2670억달러 규모(의 관세)가 있다”며 “그것은 완전히 방정식을 바꿀 것”이라고 중국을 압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00억달러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의견수렴 절차를 마쳤다. 언제든 관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상황에서 더 큰 관세 폭탄을 예고한 것이다. 지난 7월과 8월 부과한 500억달러와 진작 예고한 2000억달러에 이어 추가로 2670억달러 제품에 관세를 매기면 고율 관세가 적용되는 중국 제품은 5170억달러에 달한다.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을 대상으로 ‘관세 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위협이다. 지난해 미국은 중국에서 5050억달러어치를 수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방인 캐나다와 일본에 대해서도 무역전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개정 협상을 벌이는 캐나다에 대해선 나프타 협상 불발 시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다. 일본에 대해선 “만약 (무역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면 큰 문제라는 걸 일본이 안다”고 압박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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