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보다 낮은 가격에 올라온 매물을 허위매물로 신고하는 행위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지난달 국내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 건수가 역대 최대치로 치솟았는데, 정부는 허위매물보다는 집값 담합을 위한 악의적인 거짓신고가 많다고 보고 부동산중개업자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가 있는지 가려낼 방침이다.

9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등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는 KISO로부터 지난달을 중심으로 최근 접수된 부동산 허위매물 등 신고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달 급증한 허위매물 신고 중에는 집값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시키기 위한 목적의 허위신고가 많을 수 있다고 보고 신고가 많은 단지를 중심으로 중개업자에 대한 업무방해 여부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KISO의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는 인터넷에 올라온 부동산 매물 중 허위매물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시정 조치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달 허위매물 신고건수는 2만1천824건에 달했다.

이는 작년 8월 3천773건의 5.8배에 달하는 것이며, 월 기준 2만건을 초과한 것은 201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이다.

특히 허위매물 신고 건수가 6월 5천544건, 7월은 7천652건이었는데 8월 들어 세배 가까이 급증했다는 것은 석연치 않다.

허위매물 중에는 중개업자가 호객을 위해 실제 가격보다 싸게 걸어놓는 매물이 많은데, 이에 대한 신고가 정상적인 수준을 넘어서 과도하게 접수됐다는 것이다.

KISO에 접수된 허위매물 신고 중 실제로 허위매물로 판단되는 비율은 보통 50%대인데, 8월 허위매물 판단 비율은 47%로 오히려 낮다.

물론 8월 허위매물 검증이 아직 진행되고 있어 47%는 잠정치다.
하지만 실제 '낚시용' 매물이 많다기보다는 아파트 주민들이 중개업자들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대보다 낮은 매물을 중개하지 못하게 하는 수단으로 이 시스템을 악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국토부와 KISO의 판단이다.

실제로 최근 집값 상승률이 높은 서울 강북이나 경기도 일부 지역의 아파트 커뮤니티 등에는 '집값을 일정 가격 이하로는 올리지 말자'는 글이 올라오는 모습이 목격된다.

인터넷 아이디 한 개에 월 5개까지 허위매물 신고를 할 수 있다.

어느 특정 단지에 신고가 집중되는지, 누가 신고를 반복적으로 하는지 등이 파악된다.

8월의 경우 경기도 화성에서 허위매물 신고가 2천302건으로 가장 많이 접수됐고 이 외에 용인(1천989건), 성남(1천357건), 서울시 양천구(1천229건), 송파구(1천227건), 동대문구(957건), 강동구(824건) 등 순이었다.

국토부는 중개업자에게 주택 매물 가격을 일정수준 이상 유지하도록 강요하면서 괴롭히는 행위는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처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중개사에 대한 담합 강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형법이 아닌 공인중개사법 등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ISO는 허위매물 신고를 받으면 부동산 중개업자에 연락해 매물 상태를 확인하고 정상 매물이 아니라면 자진 삭제하게 한다.

중개업자가 정상 매물이라고 밝히면 KISO가 유선상 확인이나 현장방문(수도권) 등을 통해 추가 검증을 벌인다.

검증 결과 허위매물인 사실이 드러나면 중개업자에 매물 등록을 일정 기간 막는 등 패널티를 부과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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