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인명피해 없어…강풍에 샌드위치 패널로 피해 커져

인천의 한 도색전문업체가 운영하는 가구창고에서 큰불이나 소방당국이 최고 단계 경보령을 내리고 3시간 넘게 진화 작업을 벌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인근 공장과 창고 9곳으로 불길이 빠르게 번진 탓에 한때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7일 오후 3시 14분께 인천시 서구 석남동 한 도색전문업체의 2층짜리 가구창고(660㎡)에서 불이 났다.

2층 사무실에 있던 이 업체의 한 근로자는 "갑자기 연기가 올라와 (1층으로) 내려왔다"며 119에 신고했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인근 커튼 창고(6천611㎡)와 가구 창고(661㎡) 등 8개 업체의 공장과 창고 9개 동으로 불이 옮겨붙었다.

최초 화재가 발생한 가구창고를 포함해 불이 붙은 전체 건물 10개 동 중 9개 동이 완전히 탔다.

화재 당시 창고 근로자들은 신속히 대피했으나 진화 과정에서 소방관 1명이 낙하물에 어깨를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인근 커튼공장 관계자는 "1층 후문 쪽에서 작업하고 있다가 불이 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했는데 바람이 심해 불길이 계속 번졌다"며 "건물 동에 사이렌이 울리고 스프링클러도 작동하면서 직원들은 모두 대피했다"고 말했다.

발화 지점인 도색업체 가구창고 안에 가구와 카펫 등이 쌓여 있던 탓에 검은 연기가 계속 확산했고 놀란 인근 지역 주민들의 119 신고도 잇따랐다.

불이 난 인천시 서구뿐 아니라 8㎞가량 떨어진 남동구에서도 하늘로 치솟는 시꺼먼 연기가 눈으로 보일 정도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40분 만인 오후 3시 54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가 오후 4시 15분께 대응 2단계로 경보령을 격상했다.

그러나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자 소방당국은 오후 4시 31분께 최고 단계 경보령인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며 대응 2단계는 인접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대응 3단계는 인천뿐 아니라 서울·경기 등 인접 지역 소방 인력과 장비를 모두 동원하는 최고단계 경보령이다.

[독자 제공]

소방당국은 소방대원 230여명과 지휘차 등 차량 100여대를 투입하고 인근 시흥 화학구조대에 무인방수파괴 차량 등의 지원을 요청했다.

또 산림청과 경기소방본부에도 헬기 지원을 요청하는 등 가동 장비를 총동원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3시간여만인 이날 오후 6시 9분께 초기 진화를 하고 잔불을 정리하며 창고 내부에서 최종 인명 수색을 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도색업체 창고가 2층짜리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지어진 데다 초속 15m 이상 강한 바람이 불어 불이 인근 공장으로 급속히 퍼진 것으로 파악됐다.

김승호 인천 서부소방서 대응구급구조과장은 이날 오후 화재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강한 바람 탓에 불이 급격히 확대됐고 빨리 번졌다"며 "샌드위치 패널로 된 구조 때문에 진화를 위해 뿌리는 물이 공장 내부에 침투되지 않아 연소를 저지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샌드위치 패널은 방음이나 방온을 위해 스티로폼을 내장재로 넣고 합성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등 금속을 바깥 합판으로 쓰는 건축 자재다.

철근 콘크리트 건물과 비교하면 시공비가 저렴하고 공사 기간도 짧아 주로 창고 같은 조립식 건물에 이 자재를 쓴다.

불이 난 곳은 1m 간격으로 창고가 다닥다닥 붙어 있고 가연성 물질도 많은 일반공업지역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이곳이 창고 밀집 지역이고 창고 안에 가구와 카펫류가 있어 연기가 많이 발생했다"며 "잔불을 정리하는 등 진화 작업을 마무리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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