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채 흔들리는 조선업 생태계

현대重, 작년부터 선발 안해
대우조선·삼성重도 지원자 급감
국내 대표적 조선 분야 기능인력 양성기관인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교육생을 뽑지 않고 있다. 일감 부족으로 인력 수요가 없는 데다 교육을 받아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지원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조선업 침체 여파로 생산직 인재의 산실로 꼽히는 기술교육원도 텅텅 비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는 산하에 기술교육원을 두고 조선 관련 제작기술을 가르치면서 기능인력을 수혈해왔다.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의 경우 2~6개월 과정이 끝난 뒤엔 300여 개 우수 협력업체에서 1년 이상 산업현장 적응 기간을 보낸다. 이후 현대중공업 사원 모집에 응시하거나 협력회사에서 기술자로 성장하는 구조다.

예전엔 경쟁이 치열했다. 혜택이 많았기 때문이다. 수강료가 없을 뿐 아니라 숙식도 무료로 제공하고 교육수당(월 20만원)까지 지급했다. 조선업이 호황이던 2008년엔 수료생이 3941명에 달했다.
최근 몇 년 새 상황은 급변했다. ‘일감절벽’으로 본사는커녕 협력사도 채용이 어려워지자 교육생도 발길을 돌렸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올해도 교육생을 모집하고는 있다. 하지만 지원자 수가 100명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회사 측은 우려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 용접을 배운 수료생이 건설 현장에서 배관공으로 일할 정도로 취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생존을 걱정하는 조선업계는 제조업에 꼭 필요한 연구개발(R&D) 비용마저 줄이고 있다. 조선 빅3의 작년 R&D 투자액은 2067억원으로 전년(3561억원) 대비 42%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대비는 꿈도 못 꾸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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