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한화케미칼·대한유화 등
주가 하락세 예상보다 길어져

"미국發 공급과잉에 불황 진입" vs "아시아 시장선 공급 부족 심화
亞 화학주는 상승여력 충분"
화학업종은 대표적으로 호황과 불황이 수년간에 걸쳐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산업이다. 관련 종목의 주가 상승과 하락도 업황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화학주 투자에선 업황의 변곡점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미국 화학기업들의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로 화학주 하락세가 수개월간 이어지자 증권가에선 “2015년 이후 3년 넘게 이어진 화학업종 호황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2020년까지는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반박이 제기되는 등 화학업황 정점 논란이 한창이다.

◆업황에 발맞추는 주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7~2008년 급격히 냉각됐던 화학업황은 글로벌 화학기업의 생산량 축소로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회복 국면을 이어갔다. 주요 화학주도 2008년 하반기를 ‘바닥’으로 반등해 2011년까지 상승세를 탔다.

2009년 초 유가증권시장에서 5만6000원이던 롯데케미칼(278,0008,000 -2.80%) 주가는 2011년 8월2일 이보다 8.49배 비싼 사상 최고가(장중 47만5500원)에 거래됐다. 2010년부터 투자자문사들이 주도한 ‘차(車)·화(化)·정(精) 열풍’이 불면서 화학주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2011년 하반기를 정점으로 업황이 꺾이면서 주가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롯데케미칼은 2011년 8월 이후 지루한 내림세를 이어가다가 2014년 10월24일 장중 12만500원을 찍고서야 상승세로 돌아섰다. LG화학(355,0005,000 -1.39%)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18,250400 -2.14%) 대한유화(180,0006,000 -3.23%) 등 주요 화학주의 2011년 최고점 대비 2014년 최저점까지의 하락률은 각각 72.04%, 74.65%, 68.40%, 81.49%에 달했다.

◆3년 호황 끝났나

주요 화학기업들은 2015년 이후 3년여간 매년 조(兆)단위 영업이익을 올리며 호황을 만끽했다. 주가도 꾸준히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화학제품 수출량이 크게 늘면서 증권업계에선 호황이 끝나고 불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K증권이 대표적이다. SK증권은 글로벌 화학기업의 투하자본이익률(ROIC:세후순영업이익/영업투하자본) 등을 이 같은 분석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다우케미칼, 바스프, LG화학 등 글로벌 주요 10개 화학기업의 ROIC는 중·장기적으로 7년 정도를 주기로 7~16%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 수치가 이미 지난해 16.3%에 도달해 박스권 상단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손 연구원은 “ROIC 증가폭이 커지면 화학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후 화학기업의 수익성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게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대표적 화학제품인 에틸렌의 3년간 생산능력 연평균 증가율도 SK증권이 화학업황을 판단하는 근거 중 하나다. SK증권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화학기업 10곳의 2017~2019년 연평균 에틸렌 생산능력 증가율 추정치는 4.3%로, 중동 화학기업의 생산설비 신·증설이 잇따랐던 2010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화학株 강세 2020년까지 간다”

반면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공급과잉, 우려할 수준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중국과 중동지역 화학제품 생산설비 증설 공백을 감안할 때 공급이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황 연구원은 “미국의 에틸렌 생산설비 증설이 내년까지 이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시아 시장에서는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2020년까지는 에틸렌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면서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주요 화학주가 최근 견조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엔 이 같은 전망이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 포모사케미컬앤파이버와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케미컬그룹은 주가가 올 들어 지난 3일(각국 현지시간 기준)까지 각각 16.50%, 23.50% 상승했다. 한국 화학주만 약세인 것은 업황에 대한 지나친 우려 때문이란 설명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화학주는 업황에 따라 상승세나 하락세가 장기간 이어지기 때문에 일단 업황이 꺾였다고 판단되면 매수 일변도 전략을 버리고 주가 등락에 따라 치고 빠지는 전략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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