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 앞세운 사정에 떨고
●黨·靑 정책 일방지시에 치이고
●재취업 길 좁아져 미래는 막막
엘리트 공무원들이 공직을 떠나고 있다. 여당과 청와대에서 일방적으로 내려오는 정책 지시, ‘적폐청산’을 명목으로 내건 공무원 전방위 사정 작업과 ‘군기 잡기’, 인사 적체와 재취업 심사 강화 등으로 점점 불투명해지는 미래 등에 불만이 쌓인 결과다. 국가 정책을 주도하는 엘리트 공무원들의 이직이 확산되면서 ‘문재인 정부 2기’ 정책 추진에 적지 않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국세청 국장급 고위직 공무원 두 명이 최근 사직서를 내고 민간으로 이직했다. 국세청 역사상 국장급 공무원이 자진해서 사표를 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국세청이 과거 정부의 정책 결정에 대해 전방위적 조사를 벌이는 것에 대한 자괴감과 공직사회 자체 회의감이 컸다는 게 국세청 안팎의 얘기다. 두 국장은 국세청에서 핵심 보직을 거쳐 지방청장을 노린 엘리트 관료란 점에서 내부 충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에서도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국장급 공무원이 민간 이직을 위해 지난달 말 사표를 제출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재부 선후배들로부터 평판이 뛰어나 승승장구할 인물이어서 이번 사표 제출에 조직원들의 동요가 크다”고 말했다. 기재부에서는 지난해 국장급과 과장급 직원이 각각 SK와 LG로 이동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최근 두 달 새 두 명의 고위공무원이 잇달아 옷을 벗었다. 이태희 전 대구고용노동청장(행정고시 35회)과 정지원 전 부산고용노동청장(34회)이다. 두 사람 모두 요직을 거친 엘리트 공무원이었다. 전 정부에서 ‘양대지침’(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기획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좌천됐다가 퇴직했다.

임도원/백승현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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