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소수 고가 매매에 주택시장 '들썩'
투자목적 거래에 개발호재 겹친 탓
대외충격 대비해 시장체력 길러야

채미옥 <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 >

지난 7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역대 최고점에 도달했다. 반면 7, 8월의 매매 거래량은 최근 5년 평균 1만113건의 절반 수준이다. 거래량은 줄어드는데 가격은 상승하는 원인에는 몇 가지가 있다. 상승기에서 하락기로 전환하는 변곡점에 가까워진 경우나, 일부 개발 호재에 의해 국지적으로 가격이 상승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서울 아파트도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1~2년간 실질 매매 가격 상승률이 연평균 1% 미만으로 상승폭이 축소하고 있어 하락기로 전환하는 변곡점에 가까워지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주택시장의 큰 흐름과 달리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은 어느 때나 국지적인 가격 상승이 나타난다. 시계를 10여 년 전으로 돌려보면, 2006년 9월 수도권 지역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시행했고, 2007년부터 다주택자의 양도세중과 대상을 1가구 2주택자까지 확대했다. 강남권 가격 상승은 둔화됐지만 강북권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상승했다. 강남권과의 ‘키 맞추기’와 함께 다양한 개발 호재로 강북권 아파트에 투자 수요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최근 용산 및 여의도 통합개발 등이 발표되면서 서울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그러나 실제 매매된 거래 건수는 많지 않고, 극소수의 고가 거래가 전반적인 시가 상승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시장 불안을 부추긴 부분이 크다.

해외 동향을 보면 금융위기 이후 나타났던 글로벌 도시들의 주택시장 강세장이 끝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리 인상 압박 요인이 커지고 있고 수출 산업도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과 미·중 무역 갈등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고용 부진과 하강곡선을 그리는 각종 경제지표, 보유세 인상, 대출규제 정책들이 주택시장을 둘러싸고 있다.
수급이 불균형하지도 않다. 대규모 재건축 분양 물량이 있으나 서울과 경기 입주 물량을 보면 전체적인 공급 물량이 부족하지 않다. 서울과 경기 주택시장의 대체재 현상은 예상보다 높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유출된 순이동인구는 2만8000여 명이나 서울에서 경기로 이주한 순이동은 4만9000여 명이다. 또 SRT 이용자 중 수서가 아니라 동탄이나 지제에서 승하차하는 월별 승객 수가 SRT가 개통한 이후인 2016년 1월 약 11만 명에서 2018년 5월 15만5000여 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경기로의 이주 원인이 주택 가격만이 아니라 공공기관 등의 일자리 분산에 따른 지방 통근 편의성 부분도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주택시장은 심리적인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는 시장이다. 일부 고가 거래나 개발 호재로 촉발된 시장 불안감에 의해서도 주택시장은 흔들린다. 이른바 갭투자 목적의 거래 건수가 자금조달 계획서를 제출한 신고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현 주택시장을 실수요에 의한 정상 시장 상황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서울의 주택보급률이 96% 수준에 불과해 가격이 폭등한다는 논리는 재고할 여지가 있다.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는 나라도 자가보유율은 65% 내외 수준이다. 서울도 주택 가격 상승기나 하락기 어느 때건 60%를 약간 밑도는 수준으로 유지돼 왔다.

주택시장의 기본 여건과 다르게 소수의 고가 거래나 투자 목적 거래 등으로 나타나는 가격 상승은 오래 유지되지 못한다. 하지만 사회적 비용 낭비와 실수요자 피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크다. 대외 충격에 대비해 주택시장의 체력 낭비를 최소화하고 실수요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시장의 기초 체력을 보강하는 데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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