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가격 각각 1000억, 300억 수준…대형 금융사·PEF 관심 높을 듯

두 회사 모두 인수 땐
단숨에 업계 10위권 진입

안방보험, 재무상태 악화로
인수 2~3년 만에 처분 나서
마켓인사이트 9월3일 오후 3시51분

국내 중형 자산운용사인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옛 알리안츠자산운용)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해외 금융자회사 매각에 나선 중국 안방보험이 보유한 회사들이다. 두 회사를 한꺼번에 인수하면 단번에 자산운용업계 10위권에 진입할 수 있어 금융회사와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관심을 보일 전망이다.

▶본지 5월8일자 A1면 참조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국 안방보험은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의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국내외 증권사들에 보냈다. IB업계 관계자는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을 묶어 팔 수도 있고, 따로 팔 수도 있다”며 “상황에 따라서는 모회사인 동양생명, ABL생명과 묶어 파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자산운용의 인수 가격은 1000억원 안팎, ABL자산운용은 3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두 회사는 2015년과 2016년 모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이 차례로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되면서 안방보험그룹 소속이 됐다. 동양자산운용은 동양생명과 유안타증권이 각각 73%와 27%의 지분을 갖고 있다. ABL자산운용은 안방애셋매니지먼트가 지분 100%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동양자산운용의 지난해 매출은 281억원, 영업이익은 103억원이었다. ABL자산운용은 15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6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안방보험이 인수한 지 2~3년밖에 안된 국내 자산운용 계열사들을 한꺼번에 매물로 내놓는 건 해외 자산 정리의 일환이다. 글로벌 M&A로 몸집을 불린 안방보험은 재무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중국 산업구제기금으로부터 올해 초 608억위안(약 10조2320억원)을 수혈받았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중국 최고 권력층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데 중간 다리 역할을 한 혐의로 우샤오후이 전 안방보험그룹 회장을 구속했고 지난 2월에는 한시적으로 경영권을 빼앗았다.

경영권을 쥔 중국 정부는 안방보험이 무리하게 사들인 해외자산 정리에 나서고 있는데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정리 대상에 올랐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앞서 자산운용 계열사부터 매각하는 건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고 인기도 높아 성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말 기준 동양자산운용 자산 규모는 965억원으로 업계 13위다. ABL자산운용은 356억원으로 42위다. 두 회사를 인수하면 자산 규모 1321억원의 9위 자산운용사가 탄생한다. 7위 신영자산운용(1380억원)과 8위 키움투자자산운용(1341억원)은 물론 5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1710억원)과 6위 KB자산운용(1528억원)도 넘볼 만하다. 자산운용 부문을 강화하려고 하는 금융지주사 등이 지나칠 수 없는 매물이다. PEF들도 눈독을 들일 것으로 IB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대체투자와 사모펀드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자산운용업의 업황 전망도 밝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전체 운용자산(AUM)은 981조원으로 1000조원 시대를 눈앞에 뒀다. 1분기 업계 전체 순이익은 17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55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한국경제 마켓인사이트 M&A 팀 정영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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