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규제로 시세와 분양가 차이 더 벌어져
강남 5억원, 강북 최고 4억원 정도 시세차익 예상
여름 휴가철 동안 휴지기에 들어갔던 분양시장이 이달부터 재개된다. 고분양가관리지역으로 지정돼 분양가 규제를 받는 서울에선 '로또 청약' 열풍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최근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어 시세차익은 이전보다 더욱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분양 가격 지수. 주택도시보증공사 제공

◆시세와 분양가 격차 더 벌어져

4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부터 연말까지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총 9617가구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재개발 물량이 5231가구, 재건축 물량이 3402가구다. 입지가 우수한 정비사업 물량이 대부분이다. 분양가도 시세보다 낮게 책정될 전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서울을 고분양가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어서다. 신규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는 최근 1년 내 인근에 공급된 아파트 분양가를 넘을 수 없다. 1년 내 분양한 아파트가 없을 경우에는 인근 아파트 매매가 혹은 평균 분양가의 110% 안에서 책정해야 한다.

이런 규제로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지난 1년 간 3.3㎡ 당 2169만원에서 2250만원으로 3.7%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3㎡ 당 2285만원에서 2783만원으로 21.7% 뛰었다. 폭등하는 집값에도 분양가는 이전 수준에 멈춰있어 청약 당첨자들이 누릴 시세차익은 더욱 커졌다. 강남권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주변 시세보다 적게는 2억원에서 많게는 5억원 가량 낮게 분양가를 책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지수. 한국감정원 제공

◆강남 5억 차익 기대

분양가 규제를 이유로 강남권 재건축 조합에서는 후분양을 주장하지만 초기 자금부담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분양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그 중 가장 먼저 분양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우성1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리더스원'이다. 총 1317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조합원분을 제외한 232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분양가는 3.3㎡ 당 최고 46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잠원동에서 분양한 ‘신반포센트럴자이(3.3㎡ 당 4250만원)’에 110%를 적용해서다. 전용 84㎡ 가격을 단순계산하면 15억6000만원 정도다.

바로 맞은편 아파트인 ‘래미안서초에스티지S’의 지난 7월 동일면적 실거래가는 17억9700만원 선이다. 일선 중개업소에는 19억5000만~20억원까지 매물이 나와있다. 시세차익은 약 4억원 정도로 계산된다. 바로 옆 무지개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서초그랑자이’ 역시 오는 12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1481가구 규모로 215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분양가는 먼저 분양이 예정된‘래미안리더스원’의 분양가를 넘을 수 없어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래미안리더스원 조감도. 삼성물산 제공

지난 3월 ‘디에이치자이개포’ 분양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강남구 개포동 일대에서는 개포주공4단지를 재건축하는 ‘개포그랑자이’가 오는 12월 분양할 예정이다. 3320가구 규모로 23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HUG 기준에 따르면 분양가는 인근에서 1년 내 분양한 ‘디에이치자이개포’를 넘을 수 없다. ‘디에이치자이개포’의 3.3㎡ 당 분양가는 4160만원이었다. 같은 수준으로 공급되면 ‘개포그랑자이’ 전용 84㎡ 분양가는 14억1440만원이다. 개포C공인 관계자는 “바로 옆 아파트인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가 워낙 매물이 적고 거래가 뜸해 비교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현재 전용 84㎡ 분양권 매물은 18억5000만원에 나온 저층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예상 분양가와 비교하면 4억원 차이다.

오랜만에 새 아파트가 공급되는 반포동 일대에서는 오는 11월 현대건설이 삼호가든맨션3차를 재건축한 ‘디에이치반포’를 분양할 예정이다. 835가구 중 218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예상 분양가는 ‘래미안리더스원’와 동일 수준인 전용 84㎡ 기준 15억6000만원이다. 주변 아파트 시세가 서초동 일대보다 높은 편이어서 차익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인근 ‘반포래미안아이파크(한양)’ 동일면적 분양권은 지난 6월 20억7421만원에 실거래 신고됐다. 시세차익은 약 5억원 수준이다.
이 밖에도 강남권에서는 강남구 일원동 '일원대우 재건축(일반분양 63가구)', 삼성동 '상아2차 매리안(115가구)', 서초구 방배동 '방배경남(269가구)' 등이 연내 분양 계획을 잡고 준비 중이다. 강남권 청약 당첨자들은 수억대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지만 대부분 분양가 총액이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안된다. 청약 전 반드시 자금 계획에 신경 써야하는 이유다.

분양을 예정하면서도 내년으로 연기하는 곳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조합내부사정으로 연기를 검토하는 곳이 일부 있어서다. 분양가를 더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분양시기를 늦추는 걸 검토하는 곳도 있다.

디에이치반포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강북도 최고 4억 차익 예상

강북권 분양은 대부분 재개발로 나오는 아파트다. 이달에는 은평구 수색뉴타운의 두번째 분양이 준비 중이다. SK건설이 수색9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수색9구역 SK뷰’로 753가구 중 251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작년 6월 주변에서 분양한 ‘DMC롯데캐슬 더퍼스트’ 분양가는 3.3㎡ 당 1670만원이었다. HUG 규제에 따라 110%를 적용하면 '수색9구역 SK뷰'의 예상분양가는 1837만원 정도로 전용 84㎡ 기준 6억2400만원이다. 지난 7월 팔린 'DMC롯데캐슬 더퍼스트' 동일면적 입주권 실거래가(7억9225만원)와 비교하면 1억7000만원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동대문구 청량리뉴타운에서는 롯데건설이 청량리4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주상복합아파트 '롯데캐슬 SKY-L65'가 내달 공급된다. 1425가구 중 90%에 가까운 125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시장이 예상하는 이 단지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2300만원 정도다. 전용 84㎡ 기준 7억8200만원 수준이다. 인근 대장주 아파트인 '래미안크레시티' 최근 거래가격보다 1억4000만원 정도 낮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청량리역 일대 개발이 활기를 띠면서 일년 새 아파트 값이 많이 뛰었다”며 “래미안크레시티 전용 84㎡는 작년 6월만 해도 6억대 거래됐으나 지금은 3억 오른 9억대에 팔린다”고 말했다. ‘래미안크레시티’ 전용 84㎡는 지난 7월 9억2000만원에 실거래 신고됐다.

아현뉴타운에서도 오는 10월 로또 단지 분양이 예정됐다. 마포구 아현2구역을 재건축해 짓는 아파트로 현대산업개발과 SK건설이 공동 시공을 맡았다. 일반분양 물량은 50가구로 적은 편이다. 분양가는 지난 3월 분양한 '마포프레스티지자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 단지 분양가는 3.3㎡ 당 2600만원이었다. 전용 84㎡는 8억8400만원 정도다. 아현뉴타운 대장주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동일면적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3억5000만원 정도의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 아현S공인 관계자는 “아현2구역은 2호선 아현역과 이대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초역세권 단지여서 아현뉴타운 안에서도 황금입지로 꼽힌다”며 “입주 시점에는 새 아파트 프리미엄까지 더해져 아현뉴타운 대장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북권에서는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동1주택(334가구)', 동대문구 용두동 'e편한세상 용두5구역(354가구)', 은평구 응암동 '힐스테이트 응암1구역(320가구)', 동작구 사당동 '사당3구역 푸르지오(159가구)' 등이 연내 분양을 준비중이다. 강북권 청약 당첨 시 예상되는 시세 차익은 1억~2억원 수준으로 강남권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대부분 분양가가 9억원을 넘지 않아 중도금의 4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시세와 분양가 차이 때문에 당첨만 되면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보니 서울 분양시장은 강남·강북 상관없이 청약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강남권 재건축의 경우 이주시기가 조절되면서 분양 일정 또한 분산돼 청약 기회가 더욱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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