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3시에 먹는 시리얼 바…캠핑가서 먹는 이유식

농심 '일요일=짜파게티' 원조
"언제 어디서 먹으라" 각인
코카콜라·네슬레 등도 가세

농심켈로그 ‘베리앤넛 시리얼바’(왼쪽부터), 에코빗 ‘슬로우카우’, 코카콜라 ‘W차’, 네슬레 ‘거버캠핑세트’.

‘일요일은 짜파게티 먹는 날.’

1988년 농심이 짜장라면 짜파게티를 광고하며 내건 카피다. 30년간 쓰이고 있는 ‘국민 카피’이자 식품업계 최초의 TPO 마케팅 성공 사례다.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을 고려한 TPO 마케팅은 패션업계가 먼저 시작했지만 최근 식품업계에서 더 두드러지고 있다.

‘오후 3시에 먹는 에너지바’ ‘잠자기 직전 마시는 음료’ ‘캠핑가서 먹이는 이유식’ 등 소비자의 수요에 맞게 더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마케팅이 등장했다.

◆오후 3시·자기 전… ‘타임 마케팅’

농심 켈로그는 지난 6월 시리얼바인 베리앤넛바를 내놓으며 ‘오후 3시엔 베리앤넛바’를 광고 카피로 정했다. 직장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3.2%가 하루 중 가장 피곤한 시간대로 오후 1시부터 3시까지를 꼽은 게 배경이 됐다. TV광고에는 개그우먼 장도연 씨가 오후 3시에 업무와 스트레스에 지쳐 방전돼 있다가 베리앤넛바를 먹고 곧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 등장한다. 최미로 농심켈로그 마케팅담당 상무는 “바쁜 직장인이 오후 3시를 가장 지치고 허기진 시간으로 여긴다는 조사 결과를 보고 재충전 시간을 제안하는 흥미로운 마케팅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비슷한 제품이 많아 경쟁이 치열한 음료업계도 TPO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녹차, 우롱차, 홍차와 식이섬유가 든 차 음료를 내놓으면서 제품명을 ‘태양의 식후비법 더블유W차’로 지었다. 제품 라벨 디자인도 ‘식사 후 깔끔하게’가 가장 먼저 눈에 띄도록 했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자신의 컨디션, 특정 상황 등에 맞춰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차별화가 어려운 차 시장에서 식사 후 가볍게 즐기기 좋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이 같은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잠자기 전에 마시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음료 ‘슬로우 카우’ ‘스위트 슬립’ 등도 대표적인 TPO 마케팅 제품이다.

◆캠핑 이유식·‘엄마아빠퇴근팩’도

특정 장소와 상황에 맞도록 설계한 제품과 프로모션도 늘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평일 오후 4시부터 7시 사이 퇴근시간에 맞춰 해피오더나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통해 아이스크림을 배달 주문하면 패밀리 사이즈를 2500원 할인해주는 ‘엄마아빠퇴근팩’을 내놨다. 주52시간 근로제 시행 등으로 저녁 시간이 여유로워진 소비자가 늘어난 것을 반영한 행사다.

주말마다 캠핑을 떠나는 캠핑족을 위한 맞춤형 식품도 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캠핑푸드 온라인 공식 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스모크치킨, 통다리 바비큐 치킨, 고추장 불갈비, 삼겹살·목살 등 숯불이나 전자레인지로 5~10분 안에 조리할 수 있는 캠핑 전용 제품을 판매한다.

아워홈은 자사 온라인몰에 캠핑푸드 채널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과 신세계푸드도 캠핑 전용 제품을 별도 프로모션한다. 네슬레의 이유식 브랜드 거버는 캠핑장에서 편하게 아기에게 먹일 수 있는 ‘거버 캠핑팩’을 내놨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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