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분배 이어 투자 쇼크

국고채 3년·5년물
10개월 만에 최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발표 이후 채권 금리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기준금리 인상 의지가 예상보다 강하지 않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채권시장이 강세 랠리를 이어갔다.

31일 채권금리는 전체 만기 구간에서 하락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916%로 전날보다 0.064%포인트, 5년물은 연 2.113%로 0.066%포인트 떨어졌다. 모두 10개월 만의 최저다. 10년물 금리는 0.056%포인트 하락한 연 2.311%로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20년물(연 2.279%)과 30년물(연 2.260%)도 나란히 2.3% 밑으로 하락하면서 각각 11개월, 1년2개월 만에 최저 기록을 새로 썼다.

이 총재의 간담회 이후 한은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회사 채권 연구원은 “이 총재의 금리 관련 코멘트가 예상보다 약해 인상에 자신감을 잃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인상론에 베팅하던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되돌리면서 금리 하락 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고용지표 등 주요 경기지표가 눈에 띄게 악화되는 점도 장단기 금리 상승을 막고 있다는 평가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국내 경기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올해 안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이 존재하는 만큼 연내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상승률이 연말에는 목표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지난달에 이어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이 나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경기나 물가가 최소한의 조건을 충족하면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며 “글로벌 통상 갈등이 봉합될 것으로 기대되는 오는 11월께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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