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기 내각을 위한 중폭의 개각을 단행했다. 교육·국방·산업통상자원·고용노동·여성가족부 등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부처가 개각 대상이 됐다. 청와대는 이번 개각으로 분위기 쇄신을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개각이 정치적인 ‘국면 전환용’으로 그친다면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국민의 관심은 몇몇 부처 얼굴의 교체가 아니라 정책이 실질적으로 달라질 수 있느냐에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개각 대상이 된 부처들이 정책 수립 및 집행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빚어왔기에 더욱 그렇다. 교육부의 경우 최근 확정지은 2022년 대입제도를 놓고 야당은 물론 정부 지지세력인 전교조 등으로부터도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고용부 산업부 등 경제부처들에서 어떤 정책 변화가 뒤따를지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이들 부처 장관을 관료 출신으로 교체한 것은 고용노동 산업 에너지 등 분야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을 갖게 한다. 고용부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획일적인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한 혼란이 극에 달한 가운데 장관의 경직된 자세가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최근에는 정부가 ‘보호 대상’으로 삼고 있는 영세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실력행사에까지 나서면서 정부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겼다. 때마침 정부 여당 일각에서 최저임금 속도 조절론, 유연한 근로시간 적용 등의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군불 때기’로만 끝나지 않고 개각을 계기로 실제 정책 전환으로 이어질지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다.
산업부도 마찬가지다. 이번 여름철 폭염 속에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던 ‘탈(脫)원전’을 둘러싼 논란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는 없다. 교체된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산업 정책을 펴려고 해도 모든 걸 탈원전으로 몰고 가 어렵다”고 했지만 그렇게 만든 건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정부다. 산업부가 본연의 업무인 산업구조 재편에 착수하려면 지금이라도 탈원전의 퇴로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문 대통령이 ‘경제는 실사구시(實事求是)’라고 믿는다면 이번 개각이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 정책으로 인한 재앙에서 탈출하는 ‘대(大)전환’의 출발점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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