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0.21%…하락세 반전
거래 끊기고 투자자 발길 '뚝'
지난해·올해 3만여 가구 입주
내년 '비과세 매물' 홍수 예고
거래 끊기고 투자자 발길 '뚝'
지난해·올해 3만여 가구 입주
내년 '비과세 매물' 홍수 예고

세종시 아파트 매매 가격은 이달 0.21% 하락해 8개월 만에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종시 한솔동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30일 세종시 어진동 H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 거래가 뚝 끊긴 지 오래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올봄께부터 잦아들던 매수세가 이제 아예 사라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급매 가격으로도 거래를 성사시키기 힘들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들 얘기다.
◆8개월 만에 하락 전환

이달 실거래신고가 이뤄진 단지 대부분은 이전 거래 가격에 미치지 못했다. 새롬동 ‘새뜸마을4단지 캐슬앤파밀리에’ 전용면적 84㎡를 보면 지난 5월 저층이 4억12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달엔 10층이 3억7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세종시에서 가장 먼저 입주한 한솔동에선 ‘첫마을6단지 힐스테이트’ 전용 114㎡가 연중 최고가 대비 8000만원 정도 낮은 3억6000만원에 실거래됐다. 현지 S공인 관계자는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는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여서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며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낮게 내놓은 매물들만 간헐적으로 거래된다”고 전했다.
◆거래도 반 토막
거래는 끊긴 지 오래다. 점점 감소하던 세종시 아파트 매매 거래는 지난달 253건이 이뤄져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직전인 3월(542건)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된다. D공인 관계자는 “매매 거래를 한 달에 한 건 하기도 힘들다”며 “비수기라 전·월세 거래도 적은 편이지만 그거라도 몇 개씩 하면서 근근이 먹고산다”고 한숨을 쉬었다.

◆연평균 1만 가구씩 입주
일선 중개업소들은 대규모 입주와 자족기능 부족, 정부 규제, 비수기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도담동 J공인 관계자는 “세종시는 정부청사와 공공기관, 중개업소를 제외하면 일자리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공급이 많아 전셋값이 매매 가격의 30~40% 수준으로 저렴하다 보니 대전이나 청주, 공주에서 싼 전셋집을 찾아 세종까지 흘러들어온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역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세종시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 가운데 외지인 비율은 올 1월 87%에 달했지만 점점 줄어들며 지난달엔 51%로 낮아졌다.
개발 2단계에 들어서 아직 남은 청사진이 많지만 당장 감수해야 할 불편도 적지 않은 게 세종시 단점으로 꼽힌다. 우선 백화점 등 지역 거주민들이 만족할 만한 대형 편의시설이 부족하다. 교통망 부족에 대한 원성도 높다. 지하철 역할을 하는 BRT가 있지만 촘촘하지 않은 데다 택시도 적은 편이어서 너도나도 차를 갖고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거주민의 이야기다.
입주 물량을 보면 지난해 2분기가 7400여 가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당시 입주한 1가구 1주택자들이 양도세 비과세를 위한 2년 보유 요건(8·2 대책 이후부터는 2년 거주)을 충족하는 시기가 내년 2분기다. 어진동 H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늘어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상황에서 공급 부담까지 합쳐지면 가격이 출렁일 수 있다”며 “올해 그나마 매물 부담이 적은 건 2년 전인 2016년이 최근 몇 년 가운데 공급이 가장 적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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