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게임

정보격차·개인정보 유출 등
사회문제 갈수록 커져
안전한 ICT환경 구축에 기여

하버드대 버크만센터 같은
세계적 ICT연구소가 목표

“인공지능(AI)을 우리 사회에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을까요. 가상현실(VR)을 즐기면서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물음의 답을 찾는 곳이 바른ICT연구소입니다.”

김범수 바른ICT연구소 소장은 지난 24일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김 소장은 “한국은 손꼽히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지만 산업 발전만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며 “기술 발전만큼이나 올바른 기술 사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른ICT연구소는 기술 발전의 폐해를 해결하기 위해 2015년 SK텔레콤과 연세대가 함께 설립했다. 정보 격차, 인터넷 중독, 개인정보 유출 등 ICT 발전에 따라 발생하는 여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한다. 지난 3년간 60여 편의 연구 논문을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출간해 ICT 이슈에 대한 원인과 해결 방향을 제시했다.

논문을 통한 연구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실무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작한다. 2016년 VR 기기의 개발자와 사용자를 상대로 제시한 안전 가이드라인이 대표 사례다. 이 가이드라인은 정부가 제정 중인 VR 기기 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시발점이 됐다.

스마트폰 중독을 막기 위한 사업도 한다. 연구소는 보행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시 비컨(근거리무선통신)을 통해 위험 알림을 주는 기술을 지방자치단체와 학교에 무료로 지원해주고 있다. 김 소장은 “ICT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법률이 매년 발의되지만 구체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정책과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게 연구소의 목표”라고 했다.
가짜뉴스, 댓글조작과 같은 문제도 최근 연구소가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다. 정보취약계층인 노인들을 상대로 퍼지는 가짜뉴스는 연구소가 특히 관심을 두는 분야다. 가짜뉴스는 대부분 출처가 불분명하지만 노인들은 정보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이를 그대로 신뢰하기도 한다.

김 소장은 가짜뉴스를 예방하려면 노인 기자와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노인들이 스스로 정보를 검증하고 기사도 쓸 수 있다면 같은 노인층을 설득하기도 더 수월하다”며 “현재 노인들이 직접 제작하는 인터넷 매체인 실버넷과 함께 노인기자를 양성하고 있다”고 했다.

김 소장 목표는 바른ICT연구소를 미국 하버드대의 버크만인터넷사회연구소와 같은 세계적인 ICT 싱크탱크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1998년 설립된 버크만연구소는 미국과 세계 전역의 주요 인터넷 및 사회 관련 연구자들을 연구위원으로 확보하고 있다. 주요 ICT 정책은 물론 새로운 ICT 기술 방향을 제시하는 기구로 평가받는다.

세계적 연구소로 거듭나기 위한 첫 단추가 2016년 설립한 APB(Asia Privacy Bridge) 포럼이다. APB 포럼은 동아시아 각국의 개인정보 관련 제도를 서로 이해하고 교류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올 하반기에는 개인정보 침해 구제를 위한 국가 간 정보교류 체계를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김 소장은 “2025년까지 바른ICT 연구소를 동아시아에서 손꼽히는 연구소로 성장시키겠다”며 “건전하고 안전한 ICT 환경을 구축하는 데 끊임없이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엣지팀에서 스타트업과 IT 기기 리뷰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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