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악화' 놓고 정면충돌

한국당 "장하성 실장 등 경질을"
바른미래당 "제2의 IMF 사태"
평화당 "고용부 장관도 바꿔야"

민주당 "성과내려면 시간 걸려"
당권주자들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탓"
야권은 20일 ‘고용 쇼크’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폐기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롯한 경제 참모진의 경질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뿐 아니라 여권에 우호적인 민주평화당까지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소득주도 성장 기조 방어에 나섰다.

김병준 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경기 과천에서 열린 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지지집단을 뛰어넘어 국민 전체를 위해 결정해야 하는데 확실히 잘못된 프레임을 고집하고 있다”며 전날 열린 당·정·청 고용대책 회의 결과를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참석자들 사이에 뉘앙스는 다르지만,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프레임을 폐기할 용의는 없는 것 같다”며 “유사 이래 이런 적이 없을 정도로 고용이 나빠졌는데도 회의 결과는 4조원을 더 집어넣는 것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가 이렇게 많은데 소득주도 성장이 맞을 리 없고, 결국 고용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데 그대로 가서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소득주도 성장을 포기하고 장하성 실장 등 책임자를 인사조치하고 혁신성장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수위를 높였다.

바른미래당은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라며 날을 세웠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근본적인 원인 진단 없이 국민과 기업을 쥐어짜 세금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실패한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며 “경제와 민생 현장에서는 제2의 IMF 사태라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김 위원장은 “실패한 정책을 주도한 청와대 참모와 그런 참모에게 의존한 대통령의 잘못이 크다”며 장 실장과 함께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경질을 요구했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이념에 사로잡힌 청와대 참모들이 주도하고 무리한 노동정책을 강요하는 정부·여당의 무책임에 실패의 이유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장 원내대표는 “청와대 정책실장은 독불장군 플레이어가 아니라 지휘자로 바꿔야 하고, 고용을 외면하는 고용부 장관은 즉시 경질해야 한다”며 장 실장과 김 장관을 겨냥했다.

이 같은 야당의 공세에 민주당은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인내가 필요하다”며 방어에 나섰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소득주도 성장의 성과를 거두고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다소의 시간을 고통스럽지만 인내해야 한다”며 “정부는 적극적이고 시의적절한 재정확대와 함께 공공의 역할과 비중을 더욱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당권주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떨어진 성장잠재력을 고용 악화의 원인으로 돌리며 보수야당에 역공을 가했다. 당권주자인 이해찬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살린다고 26조~27조원 정도를 쏟아붓는 바람에 다른 산업에 투여할 수 있는 재정투자가 굉장히 약해졌다”며 “그 돈을 4차 산업혁명 쪽으로 돌렸으면 지금쯤은 기술 개발, 인력 양성이 많이 돼서 산업 경쟁력이 크게 좋아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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