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대비하는 기업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9’을 앞세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런던 피키딜리 서커스에 걸린 갤럭시노트9 옥외광고.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미국-중국 무역전쟁, 터키발(發) 금융위기 등 갈수록 커지고 있는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해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내놨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벌리는 게 ‘최선의 방어’란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162조원(연평균 54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그룹 전체 투자계획(180조원)의 90%를 삼성전자가 맡는 셈이다.

◆3년간 162조원 투자

삼성전자가 발표한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는 이 회사의 최근 5년간 연평균 투자액(43조6000억원)보다 23.7% 많다. 전체 투자액 중 90조원가량은 경기 평택캠퍼스 2라인 신설 등 반도체 부문에 투입된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항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30조원 안팎은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생산설비 증설 등에 쓴다.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바이오 △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에도 25조원을 쏟아붓는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국내외 인수합병(M&A) 실탄으로 20조원가량을 책정했다. 삼성전자가 2016년 9조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최대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에 버금가는 대어(大魚)를 낚기 위해서다. 업계에선 내년 또는 후년께 삼성전자가 AI, 5G, 전장부품 등 미래 성장산업으로 꼽은 분야에서 대형 M&A를 성사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 선도

‘공격 투자’로 요약되는 삼성전자의 중장기 전략은 하반기에도 적용되고 있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되는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여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부문별로 반도체는 10나노급 공정 전환을 확대하고, 고용량 서버 D램과 고대역폭 메모리(HBM·high bandwidth memory) 등 차별화된 제품 판매를 늘리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은 5G, 사물인터넷(IoT), 자동차 전장 등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서 고부가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경쟁업체보다 한발 앞선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TV 부문에선 75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과 QLED TV, 8K TV, 마이크로 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할 방침이다.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에서 선보인 146인치 모듈러 TV ‘더 월’을 3분기부터 본격 판매한다.

무선사업 부문은 최근 선보인 갤럭시노트9을 필두로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신기술을 도입하고 5G 기술을 선점해 하드웨어 기술 리더십을 지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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