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붐볐는데…썰렁한 온산공장

일감 늘어나기 힘들다 판단한 듯
울산 해양공장도 곧 가동 중단

45개월째 해양플랜트 수주 실적이 전무한 현대중공업이 원유와 가스 생산·시추 설비 등 해양플랜트 모듈을 제작하던 온산공장(해양 2공장) 매각을 추진한다. 오는 25일부터 울산공장(해양 1공장) 가동도 중단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일감 부족으로 2016년 4월부터 가동을 멈춘 온산공장 부지를 매각한다고 19일 밝혔다. 울산 울주군 온산 국가산업단지에 20만㎡ 규모로 들어선 온산공장은 해양플랜트 수주 호조로 울산공장 일감이 넘치던 2012년 11월 문을 열었다. 1000여 명이 넘는 근로자가 연간 5만t 이상의 해양플랜트 모듈을 생산했지만 ‘수주 절벽’ 여파로 지금은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일감이 없어 자재와 장비 등을 보관하는 유휴부지로 활용해온 온산공장 부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울산 해양플랜트 공장 가동 중단을 앞둔 현대중공업이 온산공장 부지까지 매각에 나선 것은 당분간 해양플랜트 부문 일감이 늘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과 싱가포르 업체에 밀려 2014년 11월 따낸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 플랜트(원유 시추 설비)를 끝으로 추가 수주에 실패했다. 당장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설계 기간만 1년 이상 걸리는 해양플랜트 특성상 온산공장 재가동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최근 “인건비가 우리의 3분의 1 수준인 해외 경쟁 업체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를 낮춰야만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가동 중단을 앞둔 해양플랜트 사업본부 유휴 인력 2000여 명의 무급 휴직을 노조 측에 제안했다. 급여를 받지 않는 대신 사원 신분을 유지하고 장기간 휴직 처리하는 무급 휴직에 나서는 것은 1973년 현대중공업 창립 이후 처음이다. 현대중공업은 올 2분기(4~6월)에 연결 기준으로 175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4분기(-3941억원)와 올 1분기(-1238억원)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적자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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