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중고차 시세 15% 하락

정부, 운행정지 발표 뒤
중고 매물은 3배 이상 늘어나
렌터카업체, 신규 렌트 중단하고
중고 경매장도 "중개 안하겠다"

주차 제한 등 車主 불만 폭주
BMW 차량에 대한 ‘화차(火車) 포비아(공포증)’가 중고차 시장과 렌터카업계로 번지고 있다. 정부가 BMW 차량 운행정지 검토를 발표한 이후 BMW 중고차 매물 수는 세 배 이상 늘었다. 가격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중고차 경매장에선 BMW 리콜(결함 시정) 대상 차량 중개를 전면 중단했다. 렌터카업계도 화재 우려가 있는 BMW 차량을 장·단기 신규 렌트 대상에서 제외했다.

◆BMW 중고차 가격 15% 하락

17일 온라인 중고차 거래업체 헤이딜러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리콜 대상인 BMW 차량 운행 자제를 권고하고, 정지 명령을 검토한다고 밝힌 이후(8월5~15일) BMW 520d의 평균 중고차 시세는 화재 사태가 본격화되기 이전(6월18~30일)보다 14.8% 떨어졌다. 지난달 중순 이후 BMW 차량 화재가 줄을 이을 때는 중고차 가격에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정부 결정이 내려진 이후엔 BMW 중고차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경매에 나온 520d 매물은 화재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 220대에서 국토부의 운행정지 검토 발표 이후 671대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반대로 520d 차량 입찰에 참여하는 중고차 딜러 수는 지난달 평균 11.5명에서 이달 평균 4.8명으로 58% 감소했다. 중고차 매매업체 SK엔카직영 관계자는 “BMW 중고차 가격을 문의하는 이들이 대폭 늘어났다”며 “1~2개월 뒤면 중고차 매물 수와 가격에 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MW코리아는 차량 화재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공식 인증 중고차센터를 계속 운영하고 있다. 다만 리콜 대상 차량은 안전점검을 받아 이상이 없는 차량에 한해 판매하고, 매입 시엔 리콜 대상 여부와 상관없이 사들인다는 원칙을 세웠다.
◆리콜차량 신규 렌트 중단

중고차 경매장에서도 BMW 리콜 대상 차량의 거래가 끊겼다. 중고차 경매장을 운영하는 롯데렌탈과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8일 정부가 중고차 매입·매매 자제를 요청한 이후 BMW 리콜 대상 차량 중개를 멈췄다. 이미 매입한 차량은 안전점검을 우선적으로 마치고 경매에는 내놓지 않기로 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는 차량을 중개할 수 없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렌터카업체들은 BMW 리콜 대상 차량의 신규 렌트를 중단하기로 했다. 롯데렌터카가 보유하고 있는 BMW 차량은 1300여 대다. 이 중 650대가량이 리콜 대상이다. 롯데렌터카는 리콜 대상 차량의 95% 이상에 대해 안전점검을 마쳤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안전점검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리콜 대상 차량은 렌트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SK렌터카도 보유하고 있는 400여 대의 BMW 차량 중 리콜 대상인 150대는 신규 렌트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BMW 차량에 대한 화차 포비아가 사회 전반으로 퍼지면서 BMW 차주들의 불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리콜 대상 차량이 아니더라도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고 주차장 이용에 불이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리콜 대상이 아닌 BMW 차주들도 차량 가치가 하락하고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게 됐다”며 “오는 21일 리콜 대상이 아닌 BMW 차주 10명과 함께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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