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페이 전쟁'
(3·끝) 반격 나선 카드사

신한·비씨·롯데·하나카드 등
모바일NFC·핑페이 결제 선보여
새로운 시스템으로 페이전쟁 가세
삼성카드는 QR코드 전선 확대

카드 포인트·할인 혜택 강화해
기존 고객 사수 나서기도

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편의점에서 손님이 비씨카드와 중국 유니온페이가 공동 제공하는 QR코드 결제서비스로 계산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유니온페이와 손잡고 국내 QR코드 결제서비스 확대에 공들이고 있다. /비씨카드 제공

신종페이가 확산될 조짐이 보이자 카드사들도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결제시장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저마다 생존전략 짜기에 몰두하는 분위기다. 일부 카드사들은 협력체를 만들어 공동대응까지 준비하고 나섰다. 추진되고 있는 프로젝트 수만 해도 여럿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어떤 결제 방식이 주도권을 잡을지 모르니 여러 방면에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세 가지 무기 통할까

카드사는 대응 전략으로 크게 세 가지 무기를 내세우고 있다. 새로운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제로페이 등과 같은 QR코드로 맞불을 놓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곳들도 있다. 카드 포인트나 할인혜택을 강화하는 식이다.

최근 신한·비씨·롯데·하나·현대·KB국민·농협 등 7개 카드사는 새로운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확산시키겠다며 협력체를 만들었다. 카드결제에서 스마트폰 결제로 결제방식의 대세가 바뀌고 있다면 새로운 시장의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들은 이달부터 모바일 근접무선통신(NFC) 장치를 활용한 결제 시스템 ‘저스터치(JUSTOUCH)’를 공동 가동하기로 했다. 이 시스템은 앱(응용프로그램)을 켤 필요 없이 스마트폰을 카드 단말기에 갖다 대면 바로 결제된다. 이용 가능 가맹점은 CU, GS25, 이마트24, 홈플러스, GS수퍼마켓 등 전국 3만3000개 매장이다. 다만 저스터치는 NFC 기능이 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만 이용할 수 있다.

신한·비씨·롯데·하나카드는 이와 별도로 오는 10월 손가락만 결제 단말기에 대도 결제가 가능한 ‘핑페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다. 핑페이는 손가락(핑거)과 결제(페이)를 합친 말이다. 카드사도 고객이 소지하기 편리하거나 스마트폰에 설치하기 편한 방향으로 결제방식을 진화시키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얘기다.

삼성카드는 내년 초 카드망을 거치는 QR코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씨카드는 중국 유니온페이와 손잡고 국내 QR코드 결제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공들이고 있다. 현재 CU를 비롯해 서울 명동상권과 두타몰 등 2만여 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회의적인 시각도 많아

카드사들은 새로운 결제방식을 준비하면서도 이탈 소비자가 실제로 많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 오히려 고객에게 제공되는 포인트나 할인 혜택을 높이는 방안이 시장을 지키는 데 더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포인트나 할인 혜택은 소비자가 신용카드를 쓰는 중요한 이유”라며 “다른 결제수단과 차별화되는 이런 서비스가 계속 강화된다면 (다른 수단으로) 이탈하는 소비자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에선 머지않아 결제시장에서 신용카드의 지배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에 다 동의하진 않는다. 신용카드 결제방식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당장 다른 결제수단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아서다. 예컨대 소득공제 혜택만 생각하고 서울시의 제로페이로 옮겨가는 소비자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논리다. 그러기엔 카페·영화관·마트 할인, 캐시백, 포인트 적립 등 신용카드의 혜택이 크다는 시각이다. 또 제로페이의 경우 신용카드와 달리 여신기능이 없어 계좌에 항상 잔액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아직까지는 신용카드가 결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 안팎으로 워낙 높기 때문에 당장 간편결제가 주도권을 잡게 될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카드사들도 이런 변화 조짐에 걸맞은 대응이 있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전망은 각기 달라도 현재 결제시장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인식은 공통적으로 하고 있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대응전략을 짜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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