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형씨, KBS 상대 손배소 패소…"공적인 관심사, 명예훼손 아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가 자신이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다룬 KBS 시사프로그램 '추적 60분' 제작진과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과 정정보도 등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5부(김국현 부장판사)는 16일 이씨가 KBS와 '추적 60분' 제작진 4명에게 5억 원의 손해배상과 정정보도·기사삭제를 청구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추적 60분'은 지난해 7월 '검찰과 권력 2부작-검사와 대통령의 아들' 편에서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 사위의 마약 투약 사건을 다루며 이씨의 투약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이씨 측은 방송내용이 허위사실이라며 같은 해 8월 KBS와 '추적 60분' 제작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 측은 마치 마약을 투약하고도 검찰 수사대상에서 제외된 것처럼 해당 방송내용이 보도해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KBS와 '추적 60분' 제작진은 이씨가 마약류 사건에 연루된 정황을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는 정당한 언론활동이라고 맞서왔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이씨는 전 대통령의 아들로서 공적 존재이며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된다"고 전제한 뒤 "방송의 주된 취지는 '전 대통령의 아들인' 이씨가 마약류를 투약했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정황이 있었음에도 수사대상으로 삼지 않은 검찰을 비판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내용을 종합해보면 "'이씨가 마약류 투약에 관한 수사대상에 포함됐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다"며 "방송내용이 이씨가 마약류를 투여하였다고 단정해 허위사실을 적시하는 등 '악의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방송은 공적 인물에 대한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해 감시와 비판기능을 수행한 것으로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KBS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이씨는 올해 4월 해당 프로그램 후속편의 방영을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법원은 "이씨 측이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후속방송의 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방송)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이씨가 KBS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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