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연말부터…"보험사 전속설계사와 동일한 수수료 지급해야"

보험 감독규정 개정 추진
수당 많은 보장성보험
수수료 상한선도 지정

"문 닫으라는 말이냐"
GA업계, 강력 반발
'정부 가격 개입' 논란도
금융당국이 올해 말부터 보험 독립법인대리점(GA)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판매 수수료가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관리한다. GA의 수수료 과당 경쟁이 계속되면서 경유계약 등 불완전판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이 GA 설계사 수수료 상한선을 설정하는 등 사실상 ‘가격 개입’에 나서면서 업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GA 설계사 수수료 수준 낮춰야”

15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설계사 수수료 및 인센티브(시책) 관리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설계사에게 상품 판매 대가로 지급되는 수수료와 인센티브 등 계약체결비용을 일원화하겠다는 것이다. 보험회사 전속설계사와 GA의 계약체결비용을 똑같이 지급해야 한다는 뜻이다. 계약체결비용에 GA 운영비가 포함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GA 설계사 수수료가 줄어들게 된다.

통상 보험사와 GA는 설계사가 신규 계약을 체결했을 때 월납 보험료의 500%가량을 기본 수수료로 지급한다. 여기에 별도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금융당국은 설계사 인센티브는 월납 보험료의 200%가량이 적당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대형 보험사들이 GA에 자사 상품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 최고 700%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경쟁이 불붙었다.

통상 보험사 전속설계사에 비해 GA 소속 설계사가 받는 수수료가 많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보험사 전속설계사들이 잇따라 GA로 이동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GA 설계사의 수수료 수준을 낮춰 업계 전체 수수료를 끌어내리겠다는 게 금융위의 구상이다. 수수료 및 인센티브의 과도한 경쟁은 고스란히 고객 부담으로 돌아간다. 보험료 대부분이 설계사 수수료 및 인센티브로 빠져나가 단기간에 계약을 중도해지하는 고객은 해지환급금을 거의 받을 수 없다.

이번 개정안엔 해지환급금과 수수료 및 인센티브를 합친 금액이 납입보험료(가입 후 1년)를 초과하면 저축성보험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보장성보험을 팔 때 해지환급금과 수수료를 합친 금액이 납입보험료를 초과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통상 보장성보험은 저축성보험에 비해 수당이 높아 설계사들이 판매를 선호하는 상품이다. 결국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를 낮추라는 뜻이다.
GA업계, “대규모 시위 나설 것”

이번 개정안엔 보험상품 모집채널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금융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고객 민원이 가장 많은 보험 분야를 첫 번째 타깃으로 선정해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을 강력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규정 개정에 따른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있다”며 “의견 수렴 후 조만간 개정안 변경 예고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감독규정 개정안은 변경 예고를 거쳐 3개월 뒤 시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위 개정안은 올해 말부터 추진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GA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강길만 보험대리점협회 회장은 “GA는 대형 보험사와 달리 수수료 일부를 법인 운영비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며 “수수료 체계 일원화는 GA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강 회장 등 GA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14일 금융위 보험과를 찾아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가 이번 개정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GA업계는 조만간 대규모 시위에 나설 계획이다.

보험사들은 개정안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금융당국의 ‘가격 개입’에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GA를 지나치게 의식한 과당 경쟁이 보험사 비용 부담을 늘리는 ‘출혈 경쟁’으로 이어졌다”면서도 “향후 금융당국이 사업비 전체의 상한선을 정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강경민/서정환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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