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스폰서 의혹' 판사 영장 기각
檢 "영장판사가 예단" 강력 반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과 관련자 압수수색 영장을 잇따라 기각한 서울중앙지법이 또다시 충돌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비리의혹자에 대한 처리를 놓고 검찰과 사법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15일 문모 전 부산고법 판사와 건설업자 정모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문 전 판사는 자신에게 향응을 제공한 정씨가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되자 2016년 해당 사건을 심리하는 항소심 재판부로부터 관련 정보를 빼내는 등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현기환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과 문 전 판사, 정씨의 친분을 이용해 상고법원 설치를 관철하려고 문 전 판사 관련 의혹을 덮은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 수사는 사건에 연루된 현직 판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 의해 잇따라 기각되면서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검찰 관계자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한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허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그러나 “추상적 가능성만으로 압수수색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한편 검찰은 전·현직 판사에 대한 강제수사가 벽에 부딪히자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관계자를 불러 수사의 활로를 뚫고 있다. 검찰은 지난 14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소환 조사하면서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대법원이 강제징용 소송을 두고 거래를 시도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요구한 대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한 판결은 2013년 2심 판결 이후 지금까지 5년 이상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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