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 1주일 새 15% 급등…과일·축산물 가격도 '들썩'

양배추 한 통에 7087원
시금치 ㎏당 2만1206원
평년대비 120% 이상 껑충
수입 물가도 7개월째 상승

문 대통령, 선제 대응 지시
추석 민생대책 내달초 발표

< ‘폭염 물가’ 현장 점검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14일 서울 청량리시장을 방문해 폭염에 따른 농산물 수급 상황과 가격 동향을 살펴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폭염에 농축산물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채소 가격이 1주일 새 15% 넘게 오르고 과일 축산물 등의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다음달 추석을 앞두고 채소값 대란 우려가 커지자 문재인 대통령도 관련 정부 부처에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다. 정부는 ‘추석 민생대책’을 다음달 초 발표할 계획이다.

◆금값 된 채소류

14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채소 가격은 1주일 전보다 15.1% 올랐다. 평년과 비교해보면 상승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양배추 포기당 평균 소매가는 7087원으로 평년 대비 122.8% 올랐다. 시금치 가격은 ㎏당 2만1206원으로 120.5% 뛰었다. 무는 개당 3689원으로 93.6%, 배추는 포기당 6217원으로 63.8% 상승했다.

과일값도 오름세다. 수박은 개당 2만7938원으로 평년 대비 43.4% 올랐다. 참외는 10개들이가 1만7699원으로 24.5% 인상됐고 복숭아 가격은 10개들이가 2만1325원으로 15.3% 상승했다. 축산물 중에서는 소고기(한우 갈비)가 100g당 5120원으로 평년보다 6.7%, 돼지고기(삼겹살)가 100g당 2203원으로 2.9% 인상됐다.

◆폭염 지속되면 더 오를 수도
채소류는 지난달부터 한 달 넘게 사상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물 부족으로 생육이 지연되고 각종 병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개호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무든 배추든 감자든, 가격이 평년의 두 배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며 “폭염이 10일가량 지속되면 피해는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과일 작황이 부진하고 축산 농가에서는 가축의 폐사도 줄을 이어 농축수산물 전반에 걸쳐 수급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과수는 3~5년생 어린 사과나무를 중심으로 일소(햇볕에 탐)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며 “봉지 씌우기를 한 포도·복숭아까지 피해가 확대되고 있어 품질이 낮은 과일이 늘어나는 등의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전날 기준으로 전국에서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543만9928마리로 지난해(381만2000여 마리)에 비해 42.7% 늘었다.

수입물가도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8년 7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89.91(2010년=100, 원화 기준)로 한 달 전보다 1.7% 올랐다. 수입물가지수는 올해 1월부터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 2014년 11월(91.23) 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최근 상승세를 이끈 국제 유가는 0.7%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오르며 수입물가를 밀어올렸다. 원재료에서는 옥수수(3.4%) 소고기(3.4%) 천연가스(2.7%) 등이, 중간재에서는 나프타(4.9%) 벙커C유(4.3%) 등이 상승했다.

◆다음달 추석 민생대책 발표

생활물가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자 문 대통령까지 나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농축수산물 피해가 커지고 배추 무 과일 축산물 등 일부 품목에서 심각한 수급 불안이 나타나고 있다”며 “장바구니 물가에 관계부처가 선제적으로 대응해달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성수품 수급안정 방안 등을 포함한 ‘추석 민생대책’을 다음달 초 발표할 계획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서울 청량리시장을 방문해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강세 품목의 비축 물량 방출과 출하 조절, 할인 판매 등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이태훈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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