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게티이미지)

리라화 폭락과 같은 터키발 악재로 코스피가 휘청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 터키 리스크까지 확산되면서 당분간 코스피는 박스권 장세 속에서 조정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터키발 악재는 재정건전성이 악화된 신흥국에만 영향을 주는 만큼 코스피 조정엔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여전히 합리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6.02포인트(1.14%) 하락한 2256.77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266.43으로 출발했지만 외국인 매도가 확대되면서 2255.81까지 하락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터키발 악재에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각각 50%, 20%로 기존보다 2배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에 당일 터키 리라화는 13.6% 하락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미국과의 갈등이 재확산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미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대신할 다른 시장과 정치적인 대체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리라화 추락은 '경제전쟁'"이라고 규정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13,850100 -0.72%) 연구원은 "터키는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를 외국인 직접 투자와 포트폴리오 투자로 상쇄해왔는데 충분한 외환유동성을 갖추지 못해 대내외적인 충격에 매우 취약한 상태"라며 "리라화 폭락은 글로벌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터키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었기 때문으로, 정부가 신뢰할 만한 정책 변화를 보여줄 때까지 리라화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의 갈등으로 IMF 지원을 얻을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는 판단이다. 또 시리아 난민의 관리를 대가로 유럽 연합을 협박하거나 중국, 러시아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지만 단기적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터키발 악재는 신흥국 위기로 확대되면서 신흥국의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6,94060 -0.86%) 연구원은 "터키 리라화와 더불어 러시아 루블화도 미국 경제제재 추가 우려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는 신흥국의 외국인 수급이 단기적으로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이에 코스피의 기간 조정 연장의 빌미가 될 수 있겠지만, 추가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기간 조정 연장의 빌미를 제공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여타 신흥국 국가 대비 대외건전성과 CDS 프리미엄이 양호한 수준을 나타낸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추가적인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 연구원도 "한국은 경상수지가 지속적으로 흑자를 유지하고, 외환보유액이 증가하고 있다"며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30%에 불과(터키 111%)한 만큼 국내 증시의 추세적인 외국인 자금 이탈을 유발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터키 리스크가 다른 위기국으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은행의 터키 대출 규모는 1200억달러(약 136조) 내외로 제한적이라는 점에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터키 이슈가 코스피의 전저점을 테스트할 만한 이슈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현재 낮아진 변동성과 밸류에이션 매력을 고려하면 조정 시 매수 대응이 여전히 합리적이고, 터키 이슈만 더 불거지지 않는다면 달러 약세와 코스피 반등 조합은 조만간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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