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최종일 無보기에 버디 4개
15언더파 201타…통산 6승
올시즌 누적상금도 6억 첫 돌파
"아버지 고향서 우승해 더 기뻐"

이정은·최혜진·조윤지 공동 2위

오지현(가운데)이 12일 제주 오라CC에서 열린 KLPGA투어 제주삼다수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를 적어내며 6타차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오지현이 대회 관계자들과 ‘물허벅(물항아리의 제주 방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8시즌 하반기 개막전 제주삼다수마스터스(총상금 6억원) 최종라운드 3번홀(파3). 프린지를 밟고 선 오지현(22·KB금융그룹)은 홀까지 약 14m 떨어진 긴 거리의 버디 퍼트를 남겨놓고도 망설이지 않았다. 공은 그대로 홀로 향하더니 깃대와 홀 사이에 꽉 끼며 움직이지 않았다. 버디였다. 오지현은 주먹을 불끈 쥐었고 우승 경쟁을 펼치던 김자영(27)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허탈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 대회는 지난해 오지현이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최종라운드에서 4타를 잃고 무너졌던 대회다. 하지만 올해 ‘컨디션 100%’의 오지현은 매서웠다. 지난달 끝난 상반기 막판 두 개 대회에서 연속 커트 탈락을 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시즌 휴식기를 이용해 “1주일 동안 정말 신나게 놀았다”던 그는 12일 제주 오라CC(파72·6619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만 4개를 잡아내며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를 적어낸 그는 ‘핫식스’ 이정은(22) 등 공동 2위 그룹 3명을 6타 차이로 따돌리고 완승을 거뒀다.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이후 시즌 2승째이자 KLPGA투어 통산 6승째다.

오지현은 “아버지의 고향인 제주에서 우승해 더 기쁘다”며 “작년에 선두로 나섰다가 역전당한 경기가 많았는데, 반대로 오늘은 선두를 추격하는 입장이어서 마음 편히 쳤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기 우승 이후 주춤했는데 이 흐름을 남은 시즌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상금랭킹 1위 도약… 최혜진과 2파전 양상

오지현은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 2승째를 기록했고 장하나(26), 최혜진(19), 이소영(21)에 이어 시즌 네 번째 다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2개 대회 연속 톱10에 입성하며 시즌 초반 보였던 상승세를 재현하고 있다.

이번 대회 결과 올시즌 KLPGA투어 주요 부문은 오지현과 최혜진의 2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오지현은 이번 우승으로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을 추가하며 최혜진을 밀어내고 상금순위 1위(6억6543만3947원)로 도약했다. 오지현과 최혜진은 상금순위 3위인 장하나와 1억원 이상 격차를 벌렸다.
대상포인트에서 오지현은 50점을 더해 349점이 됐으나, 최혜진이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치며 32점을 추가해 362점으로 여전히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열리는 MBN보그너여자오픈은 최혜진이, 한화클래식은 오지현이 디펜딩 챔피언인 만큼 두 선수의 타이틀 경쟁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린지 밖 퍼팅도 성공… 이틀 연속 ‘묘기 쇼’

오지현은 사흘 내내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예전 컨디션을 완벽히 회복한 모습이었다. 대회 1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더니 2라운드에선 ‘슬램덩크’ 샷 이글 묘기를 보여주며 6타를 줄였고 공동 2위로 도약했다.

오지현은 선두 김자영에게 1타 뒤진 2위로 맞이한 최종라운드 3번홀에서 버디를 넣었고 10번홀(파4)과 11번홀(파5) 연속 버디로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16번홀(파4)에서도 칩샷 버디를 보여주며 사흘 연속 급이 다른 집중력을 뽐냈다. 그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도 프린지 밖에서 파 퍼트에 성공하며 보기 없이 최종라운드를 마쳤다.

휴식기를 이용해 체력을 회복한 기존 강자들이 대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6관왕을 차지한 이정은은 최혜진, 조윤지(27)와 함께 9언더파 207타 공동 준우승을 차지하며 3경기 만에 톱10 성적을 기록했다. 우승을 다퉜던 김자영은 마지막 18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공동 2위 그룹에서 밀려나 공동 5위를 차지했다.

‘골프 여제’ 박인비(30)는 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 공동 5위로 지난 브리티시여자오픈 커트 탈락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모처럼 국내 대회에 출전한 디펜딩 챔피언 고진영(23)은 합계 4언더파 212타 공동 23위에 자리했다.

제주=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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