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소비자물가 2.9%↑
"성장세 탄탄…상승폭 커질 것"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전 분기 대비)이 연율 기준 4%를 넘은 데 이어 물가상승률도 목표치(2%)를 웃돌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9월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12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이는 지난 6월과 같은 수치로, 2012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전월 대비로는 0.2% 올랐다.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1년 전보다 12.1% 오르면서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자동차보험료(7.4%)와 주택임대료(3.6%)도 상승 폭이 컸다. 미국 물가상승률은 지난 3월 2.4%에서 4월 2.5%, 5월 2.8%, 6월 2.9% 등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임대료와 보험료 등이 오른 것은 경제성장 속도가 빨라졌다는 신호”라며 “이들 품목의 가격은 소비자가 지급할 능력이 있어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달 미국 민간 부문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7%로 조사됐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임금은 0.2% 감소했다. 경기 호황으로 임금이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물가가 더 큰 폭으로 올라 실질임금은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4% 올라 2008년 9월 이후 거의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추정치 2.3%보다도 높은 상승률이다. 그레고리 다코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 성장세가 탄탄해 물가 상승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 폭이 커지면서 Fed의 긴축 정책은 한층 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 근처에 있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Fed는 지난 3월과 6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으며, 시장에선 오는 9월과 12월 두 차례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Fed 기준금리는 현재 연 1.75~2.0%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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