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신종증권 금리 2%P↑
해외 발행 계획 잇따라 철회
은행도 자본조달 국내로 유턴
보험업계 "IFRS17 늦춰야"
글로벌 금리 급등으로 은행, 보험사 등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자본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은행들이 국내로 눈을 돌리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이 지연될 가능성마저 우려되고 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KDB생명이 지난 4월과 5월 각각 10억달러와 2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이후 보험사들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중단됐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 형태로 발행되지만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보험사들이 선호하는 자본확충 수단이다.

흥국화재는 지난달 2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했지만 돈이 제대로 모이지 않아 발행을 중단했다. 한화손해보험도 당초 해외 신종자본증권으로 2억달러의 자본을 확충하려 했지만 지난달 31일 국내에서 사모로 19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현대해상도 5억달러 해외 조달계획을 수정해 조만간 3000억~3500억원 규모의 국내 신종자본증권을 사모로 발행한 뒤 나머지 1500억~2000억원만 공모로 발행하기로 했다. 해외에서 10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가로 추진해 오던 교보생명은 최근 발행을 잠정 중단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국내외 시장 상황을 면밀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5년 만기 달러국채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최근 미국 국채 5년물 금리는 연 2.8%대로 작년 말 대비 0.6%포인트가량 상승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방침에다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된 탓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가산금리도 3~4% 뛰어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려면 연 6% 정도의 금리를 줘야 한다”며 “작년 7월 5억달러 발행 때의 연 3.95%보다 2%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신한금융지주는 한 차례 발행을 연기한 끝에 지난 7일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연 5.875%의 금리로 발행했다. 국내에서도 추가로 3000억원가량을 발행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해외 발행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연말까지 다수 보험사들이 국내 발행으로 눈을 돌리면서 물량이 많아질 것에 대비해 내년 자본확충 물량까지 앞당겨 조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금융지주나 은행들도 인수합병(M&A)을 준비하거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충족 등을 위해 국내에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보다 신용도에서 밀리는 보험사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한 보험사 임원은 “기관투자가들이 보험사 물량 인수를 꺼릴 수도 있다”며 “금융당국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서정환/안상미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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