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 벼랑 끝에 선 한국 레슬링의 마지막 보루
"어린 선수들 위해 후회 없는 경기 보여줄 것"

국제대회 효자종목이었던 한국 레슬링은 2000년대 후반부터 급격하게 쇠퇴하고 있다.

훈련량이 많고 힘든 종목이라는 인식이 짙어지면서 유소년 선수 발굴이 힘들어졌고, 2011년 삼성그룹의 지원이 중단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레슬링 국가대표 박장순 총감독은 "선수층이 얇아진 데다 지원이 줄어들다 보니 국제대회 참가와 해외 전지훈련 기회가 많이 사라졌다"라며 "그나마 있는 선수들마저 경험을 쌓고 기술을 익힐 기회가 줄어들어 대표팀 전력이 떨어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레슬링 대표팀엔 그레코로만형 77㎏급 김현우(30)와 67㎏급 류한수(30·이상 삼성생명)를 제외하면 올림픽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가 거의 없다.

문제는 두 선수의 은퇴 이후다.

2020년 도쿄올림픽 이후엔 레슬링의 명맥을 이어갈 만한 선수가 보이질 않는다.

대표팀 간판 김현우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9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김현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올림픽에서 잘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잘해야 어린 선수들도 꿈을 꾸고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라며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코트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금메달보다 더 큰 목표"라고 밝혔다.

김현우는 '멋진 승리'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훈련량을 늘리다 보니 체력적으로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라며 "경기 날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라고 말했다.

김현우는 이날 훈련 내내 오른쪽 팔꿈치를 만지거나 얼음찜질을 하기도 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다쳤던 부위인데, 올림픽 이후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통증이 그를 괴롭히고 있다.

김현우는 "내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며 "은퇴 후에도 통증이 계속될까 봐 걱정이 되긴 하는데, 어린 선수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마냥 휴식을 취할 순 없다"라고 말했다.

한국 레슬링 간판 김현우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2016년 리우올림픽에선 편파판정 끝에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이번 달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7㎏급의 유력한 우승 후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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