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아프리카 60개국 공략
원전 수출 1조위안 달성 '야심'
중국 정부가 2027년까지 원자력발전 시장에서 세계 표준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9일 전격 발표한 것은 세계 원전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중국 원전의 국제 표준화는 중국의 3세대 원자로인 ‘화룽(華龍) 1호’가 주도하고 있다. 중국핵공업그룹(CNNC)과 중국광핵그룹(CGN)이 합작 설립한 화룽국제핵전기술공사는 중국 정부 지원 아래 2016년부터 화룽 1호를 해외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화룽 1호는 중국산 부품 조달률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일본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원전 사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소 폭발 안전성과 단전 사고 등에 대한 대처 능력을 보강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화룽 1호 원자로가 채택된 푸젠성 푸칭 5호기와 6호기를 건설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세계 각국에 화룽 1호의 우수성을 자랑하기 위해 지난 5월 처음으로 푸칭 5호기 돔 건설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CNNC가 2015년 착공한 파키스탄 카라치 신규 원전엔 화룽 1호 기술이 적용됐다. 터키가 세 번째로 짓는 원전에도 화룽 1호 기술이 채택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영국에서 건설될 브래드윌 원전 및 아르헨티나의 신규 원전에 화룽 1호 원자로 기술을 수출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一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통해 해외 원전 수주에 공격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일대일로 프로젝트 지원이 추진되는 아시아·아프리카의 60여 개 저개발국 상당수는 원전 건설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30년까지 약 200기의 원전이 건설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중 최소 20%를 수주한다는 게 중국 정부 구상이다. 원전 1기 건설단가가 약 300억위안인 점을 감안할 때 중국 정부는 원전 수출로만 1조위안(약 165조원)을 벌어들인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원전 38기를 가동하고 있다. 미국 프랑스 러시아에 이어 세계 네 번째 규모다. 여기에 추가로 원전 20기를 건설하고 있다. 세계에 건설되는 원전 60곳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중국에서 지어지고 있다.

중국은 3693만㎾인 원전 설비 용량을 2020년까지 8800만㎾로 늘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원전 대국으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2000억위안을 투자해 원전 15기를 새로 짓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여파로 원전 건설을 잠정적으로 중단했지만, 2016년 3월 발표한 13차 5개년(2016~2020년) 계획을 통해 원전 건설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원전을 대체하기 위해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크게 늘렸지만 전력 생산량을 기대했던 만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이 탈원전 정책을 펴는 사이 중국은 원전 건설을 확대하며 세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가고 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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