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운영 틀이 또 한 번 바뀔 모양이다. 5년 단위로 하게 돼 있는 ‘국민연금 재정추계’가 오는 17일 공개될 예정이다. 일차적 관심은 고갈 시점이 얼마나 앞당겨질 것인가다. 5년 전 추계에서 2060년으로 잡혔지만 최근 몇 년 새 나온 전망들을 보면 이보다 앞당겨지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오로지 급속한 저출산·고령화 때문인지, 기금운용 오류와 부실이 부채질한 건 아닌지 논란이 예상된다.

재정고갈 대책으로 거론되는 가입기간 연장, 수급(受給)개시 연령 이연, 보험료 인상 등의 방안이 어떻게 결정될지도 주목된다. 조세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 보험료까지 올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직장 부담분이 없는 지역가입자들 반발도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빗나간 정부 추계, 낮은 수익률, 정체되는 가입자 수 등에 대한 정부의 정확한 사과나 설명 없이 어물쩍 넘어가기가 쉽지 않게 됐다.
보다 중요한 것은 다수 국민들의 미래가 걸린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이다. 이번에 나올 재정추계와 새 운영 방안은 몇 년짜리가 될 것인가. 이번에야말로 정부가 제대로 책임질 수 있는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 다음 정권에, 나아가 미래 세대에 숙제를 넘기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그러자면 국민연금이 정파적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게 하는 ‘탈(脫)정치 장치’가 다각도로 강구돼야 한다. 연금제도와 기금운용에서의 독립성·전문성·중립성 확보가 관건이다. 최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기업경영 개입 수단이 될 수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논란 속에 도입해 ‘연금사회주의’ 우려를 키운 것은 이런 과제와는 거꾸로 간 것이다. 지난 5월 국민연금공단 이사회에 노조와 중소기업 대표는 들어가고 대기업 대표가 빠졌을 때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런 파행이 계속되면 가입자는 줄고 수익률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속 가능성은 단순히 산술적 재정추계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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