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많이 먹는 게임·미디어 중심…이용자 유치 효과
"특정 사업자 지배력 확대 우려…중소사업자 부담 낮춰야"

특정 콘텐츠에 대한 데이터 요금을 할인하거나 면제해주는 '제로 레이팅(Zero Rating)'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데이터 소모가 큰 게임과 동영상 콘텐츠에 앞다퉈 제로레이팅을 적용하며 통신비 부담 낮추기에 나섰다.

하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사업자에게는 부담이 커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에 탑재된 게임 4종의 데이터 요금을 연말까지 면제해주기로 했다.

해당 게임들은 '피파 온라인 4M' '검은사막 모바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오버히트' 등 인기 게임들로 이용자의 호응이 클 것으로 KT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출시한 신규 요금제 '데이터온' 가입자 유치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온은 최저 월 4만원대부터 속도 제한 조건으로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데, 게임 유저들은 데이터 수요가 커 대용량 데이터 요금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직접적인 가입자 유치보다는 400만에 달하는 게임 유저에 대한 브랜드 노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프로모션 효과를 분석해 다른 단말과 서비스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도 9월부터 제로레이팅 확대에 나선다.

우선 중고생 고객이 넷마블, 네오위즈 등 10여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데이터 차감 없이 이용하게 할 예정이다.

제로레이팅은 과거 외부 제휴사가 아닌 계열 서비스에 주로 적용됐다.
SK텔레콤은 자회사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와 모바일 내비 'T맵'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하고 있고, KT와 LG유플러스도 자사 내비 '원내비'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한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외부 제휴사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인기 게임 '포켓몬고' 데이터를 무료화했고, LG유플러스도 G마켓 접속 시 데이터 요금을 면제해줬다.

작년 9월 민경욱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제로레이팅 서비스는 30개에 달한다.

날로 늘어나는 데이터 부담을 고려하면 제로레이팅은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소비자는 통신비 부담을 덜 수 있고, 통신사는 콘텐츠 업체와 이용자 유입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도 제로레이팅을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는 5G 시대 통신비 경감 방안의 하나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사업자와 서비스 제공업체가 비용을 분담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보니 비용 분담이 어려운 중소업체에 불리할 수 있다.

콘텐츠 시장에서 통신사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통신사와 제휴한 콘텐츠 업자가 고객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제로레이팅은 비용 지불 여력이 없는 중소사업자를 시장에서 배제하고, 특정 사업자의 지배력을 과도하게 확대할 우려가 있다"며 "중소사업자의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