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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업계가 하반기 자동차보험료 인상 여부를 놓고 금융당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차보험 손해율 급등으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업계의 입장과 보험료 인하요인이 존재한다는 금융당국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양새다.

10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전날 실적 발표회에서 "정비요금, 최저임금 등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다"며 "정비요금 인상분을 향후 보험료에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1위 삼성화재를 필두로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추진하는 이유는 '자동차 정비요금'에 있다.

지난 6월 말 손보업계와 정비업계는 8년 만에 자동차 정비요금 협상을 타결했다. 보험개발원의 분석 자료를 보면 이번 협상으로 정비업체 공임은 평균 2만5100원인 2만9994원으로 19.5% 오를 전망이다. 보험금 지급이 연간 3142억원 늘고, 보험료는 2.9% 인상될 수 있다.

업계는 이달 각 보험사와 정비업체들이 개별 계약을 맺으면, 오는 10월부터 정비요금 인상분이 보험료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급등한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보험료 인상에 불을 지폈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11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1.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포인트 높은 수치다. 업계가 추산한 적정 손해율은 77~78%다.

1분기 손해율은 강설·한파로 82.6%까지 악화됐고, 2분기는 계절적 요인이 줄어들면서 80.7%를 기록했지만 이 역시 적정 손해율을 웃돈다.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자동차 사고가 늘면서 3분기 손해율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금감원은 20% 안팎의 정비요금 인상, '문재인 케어'에 따른 상급·종합병원 2∼3인실 건강보험 적용 등을 하반기 손해율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자동차보험 실적은 적자를 기록했다. 11개 손보사의 상반기 자동차보험은 1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하반기 보험료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오히려 보험료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금융위 간부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자동차보험사 간 경쟁이 치열하고 최근 온라인 전용보험 확산에 따른 사업비 절감 등 인하 요인도 있다"며 "실제 보험료 인상 수준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폭염과 불가피한 생활물가 상승으로 많은 국민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시장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자동차 보험 인상 요인과 반영 방식 등에 대해 보험업계의 의견을 듣고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손보업계는 금융당국의 눈치에도 보험료 인상 카드를 내려놓을 수만은 없다고 말한다. 다만 인상폭은 당국과 협의해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 요인이 산적해 있고 금융당국도 이 같은 상황을 직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금융당국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충분한 협의를 거치고 보험료 인상폭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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