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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또 다시 반도체 종목들을 가격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와 내년 반도체 업황이 우려된다며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반도체 패러다임의 변화로 우려와 달리 반도체 업황이 연착륙할 것이라는 전망이 맞서고 있다. SK하이닉스(69,100900 -1.29%)의 경우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이익이 70% 줄어도 현재 주가는 비싸지 않다는 분석이다.

10일 오후 1시 29분 현재 삼성전자(43,050500 -1.15%)는 전날보다 1600원(3.41%) 내린 4만5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4%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9일(현지시간) 글로벌 반도체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가장 낮은 단계인 '주의'로 내렸다. 이 증권사는 반도체 재고 수준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며 수요 둔화가 상당한 재고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우려에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300만주 가까이 순매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50만주 이상 순매도중이다. 기관도 이들 종목을 동반 매도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업황 고점 우려 제기는 D램 산업의 중심 축이 개인 소비자의 B2C(PC, 모바일) 시장 중심에서 기업용 시장인 B2B(서버)로 이전되면서 나타나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 과정에 놓여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 시점에서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과도한 우려보다는 내년 연착륙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반도체 업체들의 견조한 이익 가치에 초점을 맞출 때로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선두업체들의 D램 설비투자가 전년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점유율 확대보다는 생산성 향상을 통한 수익성에 초점을 둔 전략이 유지되고, 낸드는 가격하락에 따른 높은 수요탄력성으로 출하성장이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 조정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지만 과거와 달리 PER이 높을때 매수하고 낮을때 매도할 필요가 없다는 진단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반도체가 '고PER 매수, 저PER 매도' 업종이었던 이유는 2000년대 전후 10여개 반도체 기업들이 난립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업황에 대한 확신이 10여개 기업들의 과잉 투자를 불러왔고, 이에 따라 저PER은 업황의 정점을 의미해 주식을 팔아야 되는 시기로 해석됐다는 설명이다.

곽 팀장은 "하지만 지금은 D램 낸드 모두 4~5개 업체로 복과점화돼 있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PER에서 주가가 하락하는 이유는 단 하나, 내년 하반기 이후 중국 기업들의 본격 시장 진입"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기업의 진입으로 스마트폰처럼 반도체 시장의 점유율 경쟁이 가격을 급격히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그는 "4~5개 업체의 복과점화 구조가 다시 10여개 이상의 기업들이 난립하는 형태로 변화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라며 "지금 당장이 아닌 1년 혹은 그 이후의 일인데, 그에 따른 조정치고는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만일 SK하이닉스의 이익이 크게 감소한다고 해도, 현재 주가는 비싸지 않다는 분석이다.

곽 팀장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2010년 이후 업황 침체기에 70% 급감했다"며 "이를 가정한 현재 주가 기준 PER은 11.15배로, 2010년 이후 평균 PER 7.75배 대비 상위 25% 영역으로,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그는 "과거와 다른 업계 구조 상 70% 감익 가능성은 없다"며 "미중 패권 분쟁에 따른 양국의 IT 투자 확대, 중국의 한국 IT 기업에 대한 관심 증대 등의 고려도 필요한 때"라고 했다. 이어 "반도체 업종, 즉 코스피 매도에 동참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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