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갤럭시노트9

삼성전자, 뉴욕서 공개…직접 사용해 보니

시리즈 끝판왕 '갤노트9'

S펜에 블루투스 기능 탑재
셀카도 힘들이지 않고 찍어

배터리 4000h 역대 최대
512 대용량 메모리 지원

부가장치 없이 TV·모니터 연결
스마트폰을 PC처럼 사용 가능

“Someone may have blinked(누군가 눈을 감았어요).” “That last shot may be blurry(마지막 사진이 흔들렸어요).”

갤럭시노트9으로 사진을 찍자 사진 아이콘 옆에 안내문구가 나왔다. 사진을 확인해 보니 같이 찍은 세 명 가운데 한 명이 눈을 반쯤 감고 있었다. 다른 사진은 셔터버튼을 누르는 순간 폰이 흔들려 망쳤다. 갤럭시노트9의 인공지능(AI)은 이런 문제를 척척 지적했다. 사진이 잘못됐을 경우 알려주는 ‘결함 탐지’ 기능을 내장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즈센터에서 올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9을 공개했다. 상반기 내놓은 갤럭시S9의 부진으로 위기에 빠졌지만 갤럭시노트9으로 반등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갤럭시노트9은 오는 24일 한국과 미국 등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가격은 모델에 따라 109만원, 135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장(사장)은 이날 “갤럭시노트는 2011년 처음 선을 보인 이후 업계에 혁신 기준을 제시하고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기술력을 보여준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갤럭시노트9은 일상과 업무를 스마트폰과 함께하는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능과 성능을 모두 갖췄다”고 강조했다.

◆S펜으로 사진 찍고, PPT 넘기고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9이 저장용량과 배터리, 프로세서 등에서 현존하는 스마트폰 가운데 최고 수준의 스펙을 갖췄다고 밝혔다. 결함탐지 기능처럼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는 기능도 많았다.

대표적인 게 S펜이다. S펜은 2011년 처음 출시된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상징한다. 갤럭시노트 신제품이 나오면서 S펜 기능도 향상됐다. 갤럭시노트9의 S펜은 시리즈 최초로 블루투스를 지원한다. 단순한 필기도구에서 원거리 조작 도구로 용도가 확장됐다.

S펜을 꺼내 중간버튼을 길게 누르자 카메라가 자동으로 실행됐다. 셀카 사진을 찍을 때도 힘겹게 셔터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다. 구도를 잡은 뒤 S펜 버튼만 누르니 사진이 찍혔다.

이번 S펜은 유튜브 영상을 볼 때 재생과 정지버튼으로 사용 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 TV에 파워포인트 파일을 열어놨을 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사진 찍기를 즐기는 일반 사용자부터 업무용으로 쓰는 파워 유저에 이르기까지 S펜은 활용도가 높다.

S펜은 배터리 대신 작은 크기의 슈퍼 커패시터(축전지)를 내장했다. 기능이 많아졌지만 펜의 크기가 전작과 거의 다르지 않은 이유다. 충전은 펜을 본체에 꽂아놓고 40초면 완료된다. 완충 상태에서 펜을 사용할 수 있는 대기시간이 30분, 펜을 클릭하는 횟수로 계산하면 200회 정도다.

삼성전자는 출시 시점에 맞춰 유튜브, 스노우, 스냅챗, B612 등 많이 사용되는 앱(응용프로그램)에서 S펜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를 공개해 다른 앱 개발자들도 S펜을 이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AI가 자동으로 인식해 색감 조정

카메라도 편의성을 강화했다. 갤럭시노트9의 카메라는 갤럭시노트8처럼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 기능이 내장된 후면 12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다. 전용 메모리가 통합된 슈퍼 스피드 듀얼픽셀 렌즈도 적용됐다. 갤럭시S9에서 선보인 것과 같다.

여기에 AI가 촬영 장면을 분석해 자동으로 대비, 밝기, 화이트밸런스, 채도 등을 조정해주는 인텔리전트 카메라 기능도 처음 선보였다. LG전자의 G7씽큐에 적용된 AI 카메라와 비슷한 기능이다. 갤럭시노트9의 인텔리전트 카메라는 꽃, 사람, 음식, 노을, 동물, 야경, 해변, 하늘 등 20가지 상황을 인식한다.

◆역대 최고 수준 하드웨어 적용

갤럭시노트 이용자의 요구에 맞춰 하드웨어는 최고 수준으로 내놨다. 퀄컴과 삼성전자의 최신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845, 엑시노스 9810을 장착했다. 티저광고에서 용량을 강조한 것처럼 기본 모델에도 6GB 램과 128GB 내장메모리를 넣었다. 고가 모델은 역대 스마트폰 사상 최대 용량인 512GB 내장메모리를 장착했다. 램도 8GB로 늘렸다.

배터리 용량은 갤럭시노트8보다 21% 늘어난 4000㎃h다. 갤럭시노트 시리즈 중 최대다. 2016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냉각 시스템도 업그레이드해 고사양 게임을 장시간 하더라도 발열을 억제할 수 있다.

다만 사양을 늘리다 보니 갤럭시노트9의 무게와 두께는 달라졌다. 갤럭시노트8과 비교하면 무게가 196g에서 201g으로 늘고, 두께는 8.6㎜에서 8.8㎜로 두꺼워졌다. 갤럭시노트8에서 후면부 듀얼 카메라와 나란히 있었던 지문인식센서 위치는 카메라 하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문인식을 하려다 렌즈에 손가락을 대는 일이 잦았던 이용자들에게 반가운 개선이다.

◆‘파워 유저’ 맞춤형 기능도 강화

S펜이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준다면 ‘덱스’는 강력해진 하드웨어 성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파워 유저’ 맞춤형 기능이다.

덱스는 스마트폰을 데스크톱 PC처럼 쓸 수 있게 해준다. 이 기능을 실행하면 스마트폰 화면이 PC처럼 바뀐다. 모니터나 TV에 연결하고 키보드, 마우스를 부착하면 PC와 비슷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다. 작년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8에서 첫 선을 보였을 때 덱스는 ‘덱스 스테이션’ ‘덱스 패드’ 등의 액세서리가 필요했다.

갤럭시노트9은 액세서리 없이 TV, 모니터를 HDMI 케이블로 연결하는 것만으로 덱스 기능을 쓸 수 있다. 이전까지는 덱스를 쓸 때 스마트폰의 용도는 마우스나 키보드를 대신하는 역할밖에 없었다. 갤럭시노트9은 모니터와 스마트폰 화면에서 각기 다른 콘텐츠를 볼 수 있다. TV로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면서 갤럭시노트9으로는 필기를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성능이 강력해질수록 덱스 기능의 활용도는 높아질 전망이다.

뉴욕=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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