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차이나 포비아

中 슈퍼컴, 美와 어깨 나란히
정부 신산업 육성정책 힘입어
4차산업 기술, 韓과 격차 벌려
지난 7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중국 지난에 있는 국립슈퍼컴퓨터센터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슈퍼컴퓨터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초의 엑사급 슈퍼컴퓨터로 1초에 100경 단위의 계산을 끝낸다고 센터는 설명했다. 현재 계산 능력을 점검 중이며 2020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자리에 오를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은 2013년 6월 이후 줄곧 슈퍼컴퓨터 세계 1위를 유지하다 지난 6월 미국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그러나 슈퍼컴퓨터 대수는 여전히 우세하다. 6월 기준 중국이 보유한 슈퍼컴퓨터는 206대로 미국의 124대를 크게 앞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슈퍼컴퓨터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과 선두를 다툴 정도로 앞서 있다. 이뿐만 아니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 기반 기술에서도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DJI 등 중국 드론(무인항공기) 업체들은 세계 시장을 평정했다. ‘제조 2025’와 ‘인터넷 플러스’ 등 중국 정부의 신산업 육성정책과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정보기술(IT) 기업의 투자 및 창업 생태계 조성 등이 맞물려 이뤄낸 성과다.

빅데이터 분야가 대표적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2008년 빅데이터 시장에 진출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며 글로벌 빅데이터 강자가 됐다. 전자상거래 빅데이터로 소비자의 구매 성향과 트렌드를 분석했고, 신용 분석을 통한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했다. 자회사 알리윈은 글로벌 3대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로 성장했다.
바이두와 텐센트는 각각 최대 검색포털과 10억 명이 이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운영하며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올해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빅데이터 시장은 2020년 21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하고, 중국이 세계 시장의 20%를 차지하며 세계 최대 빅데이터 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에서 한국은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 지난 5월 한국경제연구원이 4차 산업혁명 12개 분야 기술 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기술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중국은 108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130) 일본(117)은 물론 중국의 기술까지 쫓아가야 할 상황이 됐다는 얘기다. 더 심각한 것은 5년 뒤에도 결과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의 기술력은 113으로 일본과 같은 수준까지 올라 미국(123)과의 격차를 줄이지만, 한국의 비교열위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조사에서도 한국의 블록체인, 양자통신 기술 수준은 미국 일본 중국에 모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4차 산업혁명은 산업 간 융복합, 기존 산업과 신기술의 결합이 특징”이라며 “칸막이식·포지티브 규제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혁신해 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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