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9월부터 생산하는 디젤 차종에 'WLTP' 적용
9월 이전 생산 차량은 3개월 유예
현대·기아차 등 디젤 라인업 정리 돌입

그랜저 디젤은 9월부터 시행되는 더 엄격해진 'WLTP' 규제에 앞서 단종 결정이 내려졌다. (사진=현대차)

올해 9월부터 국내 디젤 승용차의 배출가스 측정 기준이 국제표준시험방식(WLTP)으로 더 엄격해진다. 이에 따라 강화된 기준에 맞춰 생산되는 새 디젤 차량의 가격이 평균 200만~300만원가량 오를 전망이다.

현대·기아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들은 환경부의 더 까다로워진 경유 차량 배출 규제에 맞춰 신모델을 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완성차 공장에서 생산되는 디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세단은 더 엄격한 WLTP 기준이 도입된다. 정부는 자동차 제조사의 부담 등을 감안해 9월 이전 생산된 차에 한해 올 11월까지 3개월 간 유예기간을 뒀다.

WLTP는 기존의 유럽연비측정방식(NEDC)보다 한층 강화된 테스트 기준이 적용된다. 급제동과 급가속 등 실제 도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을 최대한 반영해 실주행 연비는 10% 이상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새 기준에선 폭스바겐 사태에서 드러난 배출가스 조작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9월부터는 실도로에서 배출가스를 측정하는 실주행테스트(RDE)까지 적용되는 등 앞으로 디젤 차량의 규제는 더욱 강화된다.

업계에선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새롭게 나오는 디젤 승용차의 가격은 평균 200만~300만원가량 오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완성차 관계자는 "새 기준에 맞추면 원가 인상이 상당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 부분은 감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8월 말을 끝으로 판매량이 부진했던 그랜저 디젤과 쏘나타 디젤 등을 단종하고 고효율 세단 라인업은 하이브리드차로 대체한다. 디젤 차 수요가 세단이 아닌 SUV에 몰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126,5000 0.00%) 관계자는 "그랜저 디젤은 전체 판매의 4%, 쏘나타 디젤은 2%에 불과하다"며 "대부분 차종에서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가 디젤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자동차도 내달부터 시행되는 WLTP 유예기간 동안 판매가 안되는 디젤 세단은 정리 작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수입차'로 들여오는 QM3와 클리오에 들어간 디젤 엔진을 SM6, SM3에도 탑재하고 있다. 부산공장 생산라인에서 이들 차종을 병행 생산하는 만큼 강화된 신규 엔진 사양에 맞춰 디젤 세단을 없애지 않고 계속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쌍용자동차도 G4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티볼리 등 주력 차종의 디젤 라인업을 교체해야 한다.

한국GM은 올 4분기 출시 예정인 말리부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디젤을 추가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이전 세대의 말리부는 디젤이 많게는 20%, 평균 10% 선에서 팔렸다"며 "현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어서 디젤 모델 출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한경닷컴에서 자동차 관련 업종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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