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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이 점차 수위를 높여가며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7월 수출입 지표에서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미국이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조치를 지난달 6일부 실행, 7월부터 중국의 수출입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는 결과다.

9일 국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아직까지 대미 수출 위축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향후 미국의 대응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해관총서는 중국의 7월 수출과 수입이 전년대비 각각 12.2%, 27.3% 증가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수출 10% 증가, 수입 17% 증가를 웃도는 수치다. 특히 중국의 수입 증가세가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 넘는다.

미국과의 무역실적의 경우 대미 수출은 11.2%, 수입은 11.1% 늘어나면서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의 7월 대미 무역흑자는 280억9000만달러를 기록, 6월 289억3000만달러에 비해서는 소폭 줄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가 340억달러 규모 제품에 한정돼 아직 대미 수출 위축으로는 연결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최근 급격히 하락한 위안화 가치가 미국의 관세부과 효과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아직 관세 부과 효과가 본격화되지 않은데다 위안화 약세가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7월 수출입 데이터가 주목되며 중국 수출 호조가 지속될 경우 미국의 중국에 대한 환율 압박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아직 관세부과의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은 만큼, 미국의 향후 움직임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상품수지의 감소는 구조적으로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위안화 환율의 약세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상품수지가 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무역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의 경상수지는 구조적 적자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상반기 기준 중국의 경상수지가 1998년 이후 약 20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점에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상품수지 흑자 규모에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는 미국의 추가 대응을 주시해야 한다"며 "관련 공청회는 9월5일까지"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의 7월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과 관련해 중국의 장비제조업·정보기술(IT) 산업 중심의 생산활동 개선 가능성을 타진하는 움직임도 나온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 수입 급증의 일등공신은 중국의 자본재 수입 확대"라며 "장비제조업이나 IT산업 중심의 제조업 활동이 7월에 개선됐을 가능성을 시사해 주는 지표"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와 함께 중국의 미국산 대두에 대한 관세부과가 대두 수입 물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7월 중국의 대두 수입물량은 800만5000톤으로 전년대비 20.6% 감소, 관세 부과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7월 수입단가는 톤당 445달러로 6월과 유사한 수준에 머물러 단가가 올랐다는 증거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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