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급물살을 타면서 은행권의 판도에 변화를 몰고 올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시중은행들은 '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모양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 범위가 제한적이고 덩치의 차이가 커 실질적 경쟁 대상으로 올라서기는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를 제한하는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논의에 나섰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에 방문해 "은산분리 규제에 대해 새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데 이어, 이날 여야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특례법을 8월 국회에서 처리키로 합의했다.

규제 완화가 눈 앞에 다가오면서 시중은행들도 대비에 나섰다. 카카오(100,5000 0.00%)뱅크와 케이뱅크가 자본 확충에 나서고 제3인터넷전문은행이 세워지면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경쟁으로 인한 손실보다는 '선의의 경쟁'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시장에 경쟁자가 나타난 것은 맞지만 거대 은행들과 실질적으로 다투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된다 해도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시중은행에게 위협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기존 은행 영업과 겹치는 온라인·개인대출 부문에서는 일부 영향이 있겠지만 은행 전체로 볼 때 큰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업대출·자산관리 등 대면 영업에서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자본금을 확충하면 시중은행보다는 저축은행에 더 큰 영향이 갈 것이란 분석도 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을 집중적으로 취급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규모가 커지면 시중은행보다는 저축은행에서 고객 이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시중은행 고객이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넘어가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진 않을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미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이 각각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주주인 데다 신한은행도 제3인터넷전문은행 진입 의사를 밝힌 만큼 영향력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자본 확충으로 안정성을 얻는다면 모바일 친화력이 높은 젊은 고객과 특정 은행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고객들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업계는 지금보다는 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봤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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