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銀 규제 혁신

금융권 기득권·낡은 관행 질타한 문 대통령

"중국은 작은 가게까지 모바일 결제 확산
혁신 위한 규제개혁은 속도·타이밍이 생명
핀테크산업,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

공약 후퇴 논란에 "대주주 자격제한 등 보완"

< 규제혁신 현장 간담회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원회 의장·홍영표 원내대표, 문 대통령, 최종구 금융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강조한 것은 핀테크(금융기술) 등 신산업 육성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게 청와대 참모진의 설명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 시행 등에 따른 부작용이 거센 비판을 받고 있어 문 대통령이 규제혁신으로 경제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는 전언이다. 금융위원회는 문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이르면 연내 제3의 인터넷은행을 허용할 방침이다.

◆문 대통령 “규제혁신은 타이밍”

문 대통령은 19세기 영국의 ‘붉은 깃발법’과 지난해 12월 중국 방문 당시 서민 식당에서 스마트폰으로 결제한 경험을 언급하며, 금융권의 기득권과 낡은 관행을 강하게 질타했다.

영국은 마차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람이 차 앞에서 붉은 깃발을 흔들며 자동차 속도와 마차 속도를 맞추도록 했다. 문 대통령은 “이 법 때문에 결국 영국은 자동차산업에서 독일과 미국에 뒤처졌다”며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은 속도와 타이밍이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중국의 핀테크산업의 발전 속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작년 말 중국을 방문했을 때 거리의 작은 가게까지 확산된 모바일 결제, 핀테크산업을 보고 아주 놀랐다”며 “실제로 유럽연합(EU)이나 일본, 중국 등은 핀테크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혁신기업이 이끄는 인터넷전문은행을 활성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약 후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은산분리는 우리 금융의 기본 원칙이지만 지금의 제도가 신산업의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주주의 자격을 제한하고, 대주주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 보완장치가 함께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선 인터넷은행과 관련 핀테크 기업들이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문 대통령은 케이뱅크(K뱅크)의 ‘10분 내 계좌 개설’, 카카오뱅크의 ‘주말·휴일 전·월세보증금 대출’ 등의 서비스를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핀테크 기업 페이콕의 QR코드 간편결제를 체험했다. 스마트폰 QR코드 촬영으로 카드와 단말기 없이 결제해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앱투앱 방식’이다.
◆금융규제 혁신에 속도 붙을 듯

금융위는 인터넷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인터넷·모바일뱅킹에서의 은행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거래 시간이 단축되고 간편결제가 활성화되는 등 혁신적인 서비스가 출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은산분리 완화로 K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은 세 번째 인터넷은행 출범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은행 사업을 모색 중인 기업들은 대통령의 의지가 확인된 만큼 사업 추진을 본격 검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인가 신청이 들어오면 연내라도 허용해준다는 방침이다.

은산분리 완화로 자본이 추가로 확충되면 인터넷은행들은 대출을 늘릴 계획이다. K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자본 부족으로 신규 대출상품 출시를 미뤄왔다. 기존 두 곳의 인터넷전문은행들로 인한 전·후방 고용유발 효과는 총 5000명으로 추산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인터넷은행이 핀테크 혁신의 개척자이자 금융혁신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금융·정보기술(IT)업계의 사례를 소개했다. K뱅크와 협업하는 핀테크 기업 뱅크웨어글로벌은 최근 2년간 매출이 연평균 70% 늘고 직원이 2배로 증가했다.

금융위는 인터넷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 이외에 금융산업 진입규제 개편 및 핀테크 혁신 활성화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지난 5월 모든 금융업권의 진입장벽을 낮춰가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펫보험과 여행자보험처럼 생활 밀착형 소액특화보험사가 나오도록 유도하기 위해 자본금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핀테크기업 지원 강화와 금융분야 빅데이터 활성화도 추진 중이다.

조미현/박신영/강경민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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