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가격 상승 주도

신축·재건축 '숨고르기' 여파
지난달 0.48~0.49% 급등
서북·서남권·뉴타운 인근 강세
전문가들 "당분간 지속될 것"

서울에서 입주 10~20년차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마포구 신공덕동에 2003년 들어선 신공덕삼성래미안3차. /한경DB

10~20년차 중고 아파트가 지난 4월부터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선도하고 있다. 앞서 오른 신축·재건축 대상 아파트와의 키맞추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후발 주자는 가격 격차가 좁아지면 상승을 멈출 수밖에 없다”며 “전체적으로 다시 한번 집값이 오를지는 신축·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오르느냐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중고 아파트 전성시대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15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 가격은 0.49% 변동률을 기록하며 모든 건축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10년 초과~15년 이하 아파트도 0.48% 변동률을 보이며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건축 연령 5년 이하 아파트는 0.3% 상승에 그쳤다.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는 0.27%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4월부터 나타났다. 4월에는 10년 초과~15년 이하 아파트가 상승률 1위(0.57%)를 나타냈다. 5월에는 15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가 상승률 1위(0.42%)였다. 6월에도 15년 초과~ 20년 이하 아파트가 0.49%나 올랐다.

지난달 15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의 오름폭이 가장 큰 지역은 서울 서북권(은평·마포·서대문)이다. 15년 초과~20년 이하 단지가 0.76% 변동률을 기록했다. 서남권에서는 10년 초과~15년 이하 아파트 변동률이 0.72%로 가장 높았다. 15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는 0.69% 상승률로 뒤를 이었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속한 동남권에서도 10~15년 차가 가장 높은 상승률(0.01%)을 보였다. 최문기 한국감정원 주택통계과장은 “10년 이내 신축 대장주 아파트들이 1분기까지 빠르게 상승하자 인근 중고 아파트들이 본격적으로 갭 메우기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뉴타운 인접 단지 ‘펄펄’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북 뉴타운 인근 10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 대비 1억원 이상 오른 단지가 줄을 잇고 있다. 정비사업으로 낙후됐던 주거 환경이 개선된 데다 도심 등 업무중심지 접근성이 뛰어나서다.

마포구 아현뉴타운 인근 ‘신공덕삼성래미안3차’(2003년)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7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작년 12월 실거래가 대비 1억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2000년 입주한 동대문구 전농동 ‘전농SK’ 전용 84㎡는 지난 4월 6억2500만원에 실거래됐다. 답십리동 ‘답십리대우’ 전용 59㎡는 지난 5월 5억1500만원에 실거래됐다. 두 물건 모두 지난 1월 실거래가에 비해 1억원가량 오르면서 사상 최고가 기록을 썼다.

영등포구 신길뉴타운과 인접한 신길 한성 전용 84㎡는 지난 5월 6억9700만원에 실거래됐다. 2월 실거래가(5억67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올랐다. 신길동 R공인 관계자는 “뉴타운 안 1만8000가구 시세가 멀찌감치 달아나자 중고단지들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고 아파트의 키맞추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뉴타운 주변 중고 아파트는 신축에 비해 절대 가격이 낮아 상승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랩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해지면서 지방에서도 서울 주택을 구입하고 있다”며 “거래량 자체가 줄어들더라도 구축 아파트의 갭 메우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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