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에서도 추세 해석 엇갈려…"일단 지켜볼 것"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재건축 연한 확대 '만지작'

사진=연합뉴스

‘8·2 부동산대책’ 발표 1주년을 맞은 지난주 정부는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가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제쯤 어떤 대책을 내놓을 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추가 대책을 내놓는다면 언제가 될지, 대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집코노미가 취재했다.

◆“8월엔 신중히 지켜보겠다”

국토부 관련 업무 담당자들은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지난 7일 “기존 부동산대책이 약발을 다한 것인지 일시적인 집값 반등인지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집값 움직임을 몇 주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2~3주 지나면 집값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의견과 과잉 유동성이라는 근본적인 불안요인이 있어서 계속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국토부 관계자도 “당장 이달에 새로운 대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달은 시장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분석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다만 “집값이 갑자기 큰폭으로 상승한다거나 상승세가 넓은 지역으로 확산될 경우는 긴급하게 움직일 수도 있다”며 여지를 열어뒀다.

이런 반응을 종합할 때 국토부는 부동산 대책을 성급하게 만들어 발표하기보다는 일단은 구두로 개입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칼은 뽑았을 때보다 칼집에 있을 때 더 무서운 법’이라는 말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빨라야 다음달에나 부동산 대책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 유력

집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무엇일까. 국토부는 새로운 대책을 내놓기보다 일단 8·2대책을 포함해 기존 대책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청약 과열 지역을 중심으로 자금조달계획서 등 실거래 신고 내용을 철저히 조사하고 불법 청약·전매를 단속할 계획이다. 편법 증여, 탈세 등에 대한 세무조사를 추가로 벌이고 금융회사들이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준수하는지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또 투기과열지구를 추가 지정하는 방법이 가장 빠른 규제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조정대상지역 가운데 집값 상승이 과도한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상향 조정할 수도 있고, 투기과열지구 가운데 투기지역으로 지정하는 방법도 가능하다”며 “현재 아무런 규제가 없는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조정해 투기세력에 경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조정대상지역은 서울 전역(25개 구)과 경기 과천·성남·하남·고양·광명·남양주·동탄2, 부산 해운대·연제구·동래구·부산진구·남구·수영구·기장군, 세종시 등 40곳이다.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전역, 경기 과천, 세종시, 대구 수성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 등 29곳이며, 투기지역은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 세종시 등 12곳이다.

투기과열지구는 지정 후 1년이 지나면 재검토 후 다시 지정할 수 있다.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지역으로 청약경쟁률이 5 대 1 초과 혹은 국민주택(전용면적 85㎡ 이하) 청약경쟁률이 10 대 1을 초과하면 국토부가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할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분양권 전매를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금지한다. LTV과 DTI은 40% 수준으로 하향 조정돼 집을 사기 위해 대출받기도 어려워진다. 조합 설립 후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양도가 금지된다.

투기지역은 전달 주택가격상승률이 전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30%를 초과한 지역이 대상이다. 이런 지역 가운데 직전 2개월 평균 가격상승률이 같은 기간 전국가격상승률의 130% 수준을 넘어선 지역이나 직전 1년 가격상승률이 직전 3년 연평균 전국가격상승률의 130%를 초과한 지역으로 부동산가격 상승이 지속되거나 확산될 우려가 있으면 지정할 수 있다. 투기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종전에 세대원당 1건에서 세대당 1건으로 제한받는다.

◆재건축 규제 등 추가대책도 가능

이렇게 추가 지정한 뒤에도 집값이 오른다면 국토부는 새로운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집값이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판단되면 추가 대책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과 관련해 추가 규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정하는 재건축 가능 연한을 현재 20~30년에서 2014년 이전 수준인 20~40년으로 늘리는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재개발 사업에서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임대주택의 비율을 높여 기존 거주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을 낮추는 방안도 가능한 대안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서울은 전체 세대수의 10~15%, 경기와 인천은 5~15%, 지방은 5~12% 범위 안에서 임대주택을 의무적으로 짓도록 시·도지사가 고시해야 한다.

일시적 1가구 2주택 중복 보유 허용기간을 현행 3년에서 줄이거나 1가구 1주택의 양도소득세 면제 거주기간을 현재 2년에서 더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주택자를 규제하기 위해 임대주택 등록 의무화 시기를 현재 2020년에서 앞당길 수도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한국경제 건설부동산부 서기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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