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훈 난로공작소 대표
농업으로 찾은 제2의 인생

요즘 농사 장비라고 하면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등 자동화된 농기계를 먼저 떠올린다. 농사에 새로 뛰어드는 사람도 대부분 농기계 구입을 먼저 생각한다. 이런 트렌드 속에서 작은 농기구 제작에 몰두하는 사람이 있다. 포스코를 다니다 그만두고 안산 반월공단에 난로공작소를 세운 정종훈 대표(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서울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포스코에 입사해 광양제철소 건설에 참여했다. 그러다 회사를 나와 미세먼지를 빨아들이는 기계사업에 뛰어들었고 8년 전부터 농기구 등의 제작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정 대표가 제작하는 농기구는 독특하다. 기존엔 밭과 논에서 앉아 사용하는 농기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그가 개발한 농기구는 서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입식 농업용이다. “시골에 가면 할머니가 호미를 들고 쭈그리고 앉아 밭일을 해요. 그 일이 반복되면서 허리가 굽어지고 체형도 바뀌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농부증이 생기는 거죠. 저는 이걸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단절된 농기구의 역사를 다시 잇는다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이름도 복고풍으로 지었다. ‘쟁쇠’는 쟁기 쇠스랑의 줄임말이다. 쟁기 쇠스랑은 예전부터 오래 써온 농기구 이름이다. 이렇게 제작한 농기계만 쟁쇠 선호미 풀써레 북호미 톱호미 등 6개에 이른다.
농업을 몰랐던 그가 어디서 농기구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냈을까. 돌아온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구글과 유튜브에서 해외 장비를 검색했어요. 당연히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죠. 25년 넘게 철을 만져온 터라 모양만 보면 철을 어떻게 잘라 제작했는지 대충 알아요. 작동 원리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렇게 뚝딱 만든 농기구를 들고 밭으로 나갔다. 그러나 실패였다. 한국 상황과 맞지 않았다. “외국 농기구는 두 가지가 맞지 않았습니다. 첫째는 한국인의 체격 조건, 둘째는 한국 밭의 흙입니다.” 외국은 일반 평지와 강 옆에 퇴적된 땅의 밭이 많지만 한국은 좋은 땅을 논으로 먼저 조성하기 때문에 밭은 대부분 좋지 않은 땅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특정 밭을 표준으로 삼아 농기구를 다시 설계했다.

안산=FARM 홍순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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